Good bye 2025, Welcome 2026

by 깨알쟁이

이제 곧 있으면 2025년이 끝난다. 작년에는 스코틀랜드에서 두바이로, 두바이에서 한국으로 넘어오는 하늘 위에서 2025년을 맞이했는데, 올해에는 차분하게 집에서 남편과 케이크를 나눠 먹으면서 송구영신을 하고 있다.


2025년은 역시나 다사다난한 해였다. 우선 병원을 다양하게 다녔다.

보통 때에는 내과, 이비인후과, 신경과, 정형외과, 치과, 안과 정도의 병원에 가서 진료를 봤었다면 올해에는 처음으로 정신건강의학과와 난임병원에 문을 두드렸다. 친구의 제안으로 간 정신과에서는 여러모로 나의 편견이 많이 깨진 계기가 되었다. 너무나도 평범한 사람들이 가득했고 이제야 용기를 냈다는 것에 후회할 정도로 상당히 평온한 분위기였다. 또 한 번은 엄마, 아빠, 딸이 함께 진료 보러 와서 대기하는 것을 보면서 다른 의미에서 진짜 '건강한 가족'이 이런 것일까 새로운 개념이 나에게 다가오기도 했다. 진료 및 상담 방식 또한 상상 이상이었다. 현재 내가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부터 조명하지 않고 나의 뿌리, 즉 부모님과 조부모님의 성장 배경, 그 속에서 어떤 이슈가 있지는 않았는지, 나와 부모님과의 관계는 어떠한지 등에 대해 깊이 있게 묻고 분석한 점이 상당히 흥미로운 포인트였다. 그렇게 상담을 받고 나니 나 또한 부모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고, 나 자신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데에도 좀 더 수월해진 것도 사실이다.

정신과 외에 난임병원도 태어나 처음으로 보게 된 진료과목 중 하나다. 다른 병원보다 훨씬 친절한 의료진들이 있고 다른 병원과 달리 모두가 동일한 목표를 갖고 진료를 보기 위해 모였다는 점이 인상 깊다. 끝없는 기다림의 연속이지만 충분히 가치 있는 시간이라 그 속에서 인내심과 함께 나도 성장하고 있는 기분이다. 호르몬 주사로 인해 롤러코스터 같은 감정을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정돈하고 정리하게 되었다. 또한 내가 먹는 것, 내가 사용하는 것, 내가 가진 습관들을 돌이켜보게 되는 시간들을 보내게 되었다. 병원 중에 아마 유일하게 '졸업'이라는 개념을 쓸 수 있는 난임 병원, 올해는 입학했지만 내년에는 나도 졸업생으로 축하받고 싶다.


코앞으로 다가온 2026년에는 대단한 것을 이루고 싶다기보다는 2025년의 연장선으로 단단하게 흐르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할 일을 미루지 않고 어떻게든 일단 시작하고 보는 실행력 있는 사람이고 싶다.

완벽하게 하자는 마음을 버리고 그냥 하자고 쉽게 결심하는 사람이고 싶다.

너무 앞서서 생각하고 걱정하기보다는 바로 앞에 일만 보는 사람이고 싶다.

쉬어갈 구간을 알고 나의 속도와 방향에 맞춰 가는 사람이고 싶다.



감사했던 2025년은 안녕, 2026년 환영해!

keyword
이전 05화시부모님께 쓴 크리스마스 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