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게시물을 올리고 남들의 일상을 보고 따라 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2026년을 맞이하여 새로운 다짐을 하나 한다. 자랑하고 싶을 때 한 번씩 더 참기. 그 대신에 베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요즘은 누구를 만났고 어디를 갔고 무엇을 구매했고 먹었고 즐겼는지 자랑하기 바쁘다.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올릴 뿐인데 타인이 봤을 때에는 그게 전부인 것처럼 받아들이고 자괴감을 느끼기도 한다. 당연히 그렇다. 나조차도 풀메이크업하고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것 먹을 때에는 그럴싸하게 사진을 열심히 찍어 올리지만, 이틀째 머리도 안 감고 방구석은 돼지우리처럼 한 날에는 예쁘게 꾸미고 여행하는 사람들의 SNS 게시물을 보고 부러워함과 동시에 스스로를 초라하게 느낀다.
'나는 종부세를 내는 사람이야.'
'나는 영끌해서 서울에 자가 마련했잖아.'
'우리 애는 영어유치원 보내보려고.'
애초에 내가 누리고 싶은 것들도 아니었다. 분수에 맞게 사는 것이 나의 꿈이고 그게 마음이 편한 사람인데, 종종 저런 이야기들을 들으면 '너 나 부럽지? 넌 내가 반드시 부러울 거야.'라는 말투로 가스라이팅하는 상대로 인해 내가 진짜 순간적으로 조종당한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사실 나는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사는 것이 불편한 사람이고 주변에 뭐라도 더 나눠주고 함께하는 것이 마음 편한 사람인데 말이다. (이 조차도 자랑으로 들을 수도 있겠지만 진짜다) 우리는 아직 집도 없고 10년 안에 집을 살 수는 있을지 모르겠다.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 자란다면 영어유치원을 비싼 돈 지불하며 보내는 대신 내 한 몸 갈아서 집에서 나랑 영어로 챈트를 하거나 노래를 부르고 상황극 하며 놀이 영어를 직접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 품이 많이 가겠지만 그만큼 나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들을 가지고 싶다는 말이다. 보금자리 하나 딱 구하면 안정적으로 살 수 있겠지만 투기 목적으로 더 부동산을 불리는 것은 아직은 내게 맞지 않는 옷과 화장 같다. 차라리 지금 매달하고 있는 기부처에 금액을 좀 늘려서 더 어렵게 지내고 빛보다는 어둠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그리고 그 베푸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나의 아이에게도 어렸을 때부터 알려주고 싶다.
자랑하기보다는 돕는 사람, 베푸는 사람으로 지내는 2026년이 되고 싶다. 기존에는 잘 입지도 않을 옷들을 사모으고 화장품은 종류별로 다 화장대에 갖춰졌어야만 했다. 어쩌면 중학교 시절 캐나다로 한 달짜리 단기 어학연수를 떠날 때 전자사전 없이 두꺼운 종이사전을 들고 왔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한 경험이 나를 소비 괴물로 만든 것도 같지만, 이제는 무려 20년이 넘게 지났으니 그 핑계는 내려놓기로 했다. 애초에 전자사전 하나 사줄 형편이 되지 않았으면 아무리 친척집이라고 해도 부모님께서 캐나다까지 보내지 않으셨을 테고 단순히 '전자사전이 필요한지 몰라서' 사지 않았던 이유였기 때문에 더 이상 나의 소비에 명분을 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로 가질 만큼 다 가져보고 물건을 구매하면서 경험할 만큼 많이 경험해 봤다.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도 마케터라는 이유로 블로거라는 이유로 뭔가 보유해야 할 것 같고 얕게나마 경험해봐야 할 것 같았는데, 이제는 정말 분수에 맞는 소비 생활을 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이제는 매년 새해마다 세우는 계획이 큰 의미를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나이가 되었다. 염세적이기보다는 현실적인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고 믿으며, 남들이 가진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지금 현재 나에게 필요한 것, 내가 이뤄내고 싶은 것, 내가 되었으면 하는 내가 되는 것에 집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