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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여행으로 아빠랑 시간 보내고 주고받은 편지

지금 읽어도 눈물 나는 아빠의 편지, 너무 좋아서 나는 눈물이겠지?

by 깨알쟁이


2020년 어느 가을 주말,

엄마는 친구분들과 제주도 여행을 가고

나랑 아빠는 (솔직히 너무 재미있는) 주말을 함께했다.

전 날 금요일에는 내가 휴가였는데 아빠가 친구분들을 집에 초대하셔서 나도 함께 홈파티하고~ 토요일 일요일에는 별거 아닌데 동네 산책도 하고 마카롱도 먹고 화덕피자도 먹고 온라인 예배도 거실에서 같이 드리고 주말을 마무리했다.



마카롱 잡수시는 우리 아빠 제법 귀엽다



아빠랑 나랑 좋아하는 구슬 아이스크림~ 구슬이~



전 날 새벽에 내가 양재꽃시장에서 사 온 꽃과

함께 사온 마카롱과 빵들!



아빠랑 화덕피자집에서ㅋㅋ

밝게 웃는 아빠 모습 너무 좋다



그 주말이 내게 너무너무 좋고 행복한 기억이라 일요일 밤 잠들기 전에 아빠한테 편지를 쓰고 책상에 올려두었다.



아빠는 내가 출근한 이후에 책상에서 편지를 발견하시고, 내가 버스에서 바로 볼 수 있도록 답장을 쓰고 사진을 찍어 보내주셨다.



사랑하는 나연이에게.

아빠도 어젯밤에 이천수목사님과 영락교회 담임목사님이 설교 방송 시청 후, ‘나연이와의 3박 4일‘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려는 마음을 먹었었어. 그런데 아침에 책상에 놓여있는 엽서를 보면서 나연이가 아빠보다 훨씬 더 생각이 깊고 넓다는 것을 순간적으로 깨닫게 되었네. 그리고 쓰레기 버리고 나연이 출근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내용이 궁금하여 (물론 대충 어떨까 하고 생각을 했으나) 얼른 올라와서 읽으면서 기쁨, 행복,

공감, 사랑 그리고 최고의 감동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나연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정말 수월하게 잘 성장해 주었지만, 이번만큼 딸과 아빠 간에 대화도 많이 했고 다양한 장면과 장소의 경험을 공유하며 즐거워한 것도 어쩌면 흔하진 않았었던 것 같지. 특히 지난주에 우리 나연이가 많이 아파했던 상황이라 크게 걱정했는데 빠른 시간에 쾌차해서 감사하였다.

사람이 너무나 행복해도 기쁨의 눈물이 흐른다는 것을 오늘 아침 답장을 쓰는 내내 체험한다. 어쩌면 기쁨의 눈물 이면 속에는 좀 더 나연이에게 잘해주지 못한 후회와 반성도 섞여있을 거야!


나연아! 감사일기 2013년부터 써온 거 보여줘서 고마웠어. 어린애 같다는 그 순수한 표현이 또한 감동을 주었다.

아버지로서 부끄럼 없이 나연이를 늘 지지하고 응원하도록 노력할게. 끝으로 훌륭한 엄마로부터 배운 좋은 교훈을 우리가 자발적으로 해낼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항상 영육이 건강하고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어서 항상 은혜를 받을 수 있도록 합시다.

2020. 9. 21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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