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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엄마, 할머니의 기일에 아빠께 보낸 편지

지금의 내 나이 37에 엄마를 보낸 아빠, 존경심이 차오른다

by 깨알쟁이

아빠 굿모닝!

오늘은 삼일절이자 지명순 할머니가 하늘나라로 가신 날이네요. 바쁘다는 핑계로 또는 그저 공휴일이라는 것만 생각하며 잊고 지낼 때가 많았는데, 요즘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깊이 생각하면서 아빠의 엄마이자 저의 할머니가 생각났어요.


지금 보니 딱 지금 제 나이에 아빠가 정말 큰 일을 겪은거구나 생각이 들어요. 장남으로서, 큰 형으로서, 또 한 가정의 남편으로서, 저의 아빠로서 군에서는 또 하나의 조직원으로서.. 이런 다양한 역할 속에 큰 일을 치르고 견뎌내고 버텨내는 시간들을 저는 감히 상상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아빠가 저한테 보내주는 무한한 사랑과 응원 격려 등 모든 마음들이 할머니가 아빠한테 쏟아준 마음이었다고 생각하니 할머니한테 너무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항상 아빠가 ’지명순 할머니가 있었으면 나연이 엄청 예뻐해 주셨을 거다.‘라고 말하는 게 사실 구체적으로 와닿지 않았는데, 아빠가 저에게 해주시는 것들을 두 배 세배로 받을 수도 있었겠다고 생각하면 너무 감사한데, 한편으로는 이미 아빠가 그만큼 저에게 해주고 있다고 생각해서 든든해요.


제가 아직 누군가의 부모가 되어보지도 않았지만 한 가정으로 독립한 것만으로도 엄마아빠에 대해 감사함과 대단함, 존경심, 미안함 등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할머니가 아빠에게, 아빠가 저에게 보내준 무한한 사랑을 제가 감히 따라가긴 어려울 것 같지만, 지금처럼 자주 연락하고 자주 얼굴 보면서 그 사랑 갚아나가며 살게요. 아직도 많은 지원을 받고 있지만 점점 저랑 남편이 엄마 아빠의 든든한 보호자가 되어 두 분을 지켜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 볼게요.


벌써 3월이네요! 1,2월도 한 해의 시작이다 뭐다 여러 결심과 다짐의 순간들이 많았는데 3월도 마찬가지로 또 하나의 시작점인 것 같아서 설레기도 합니다.

무언가를 정말 ‘요 이 땅 시작!‘ 하는게 없다 하더라도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건강하게 시작해 보자고요!


아빠, 늘 감사하고 사랑해요.

아빠가 저의 아빠라서, 제가 태어나니 아빠 같은 분이 제 부모라서 살면서 더더욱 영광이고 자랑스럽고 감사합니다.

오래도록 건강하고 행복하게 많이 웃으며 더불어 사는 우리 가족 우리 부녀 됩시다


2025.03.01

지명순 할머니의 큰 손녀이자 김광희의 자랑스러운 딸

김나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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