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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처음 맞는 생일, 아침 일찍 아빠가 보낸 편지

아직도 내가 태어난 장면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사랑스러운 우리 아빠

by 깨알쟁이


아빠는 매년 생일, 아니 생일이 아니여도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순간과 장면을 자주 묘사하신다.

그래서 가끔은 내가 마치 그 순간을 본 것 마냥 착각할 때도 있다ㅋㅋㅋㅋ


내가 태어난 생년월일, 시, 분 그리고 나의 체중, 키 뿐만 아니라 나를 받아준 산부인과 교수님의 성함까지 읊는 아빠가 얼마나 될까.


마치 랩처럼 나의 생년월일 시간 정보를 쏟아내는 아빠 덕분에 가끔 재미삼아 사주를 볼 때 나름 유용하다는 점도 깨알같고.



또끼씨! 모아둔 사진이 늘 고맙고 나연이가 지금까지 자라온 과정을 집약하여 볼 수 있으니 늘 감회가 새롭구나!!

나연이라는 이름에 딱 맞는 어찌나 어여쁜 우리 나연이가 1989년 11월15일 이 땅에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로 태어났어! 정확히 11시 53분에.


아빠는 아직도 내가 태어났을 때 받은 이 띠 실물을 간직하고 계신다.

(+이사를 많이 다니던 군인가족으로서 우리는 수많은 짐들을 버리며 살아왔다. 추억이라는 의미 부여를 하는 순간 짐이 불어나기 때문에 애써 마음을 놓고 버리는 연습을 평생 해왔던 것 같다. 그치만 그와중에도 소중한 것을 지켜낸 우리 아빠, 내가 태어났을 때 팔찌처럼 착용했던 이 작은 종이띠를 아직까지도 보관하고 계신다. 저 글씨는 그러니까 89년도 11월에 쓰여진 글씨라는 것!)




키 48cm에 몸무게 3.26kg의 신생아를 첫 대면한 초보 아빠는 얼마나 감동하고 감격했는지 모르네.

순하고 밝고 그래서 말썽 한번 피우지 않고 혼자서 잘 커준 우리 딸 나연이는 축복이야.

진심으로 사랑한다.

항상 영육이 건강하기만 기도할게. 더 이상 바랄게 무엇이 있겠나.

우리 나연이가 이렇게 훌륭하게 커주었으니~


늘 감사할 뿐이지.




2024년 내 생일 아침 6시에 아빠로부터 받은 편지.

언제나 따뜻하고 푸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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