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가 있던 우리 엄마 눈 감아.. 생신 때 써드릴게요!
아빠께.
아빠, 아빠의 사랑하는 또끼씨입니다.)
오래간만에 한 자 한 자 펜으로 편지를 적어봅니다!
어버이날 이런 거 아니더라도 우리는 워낙 자주 연락하고 다양하게 속 깊은 이야기들을 공유해 와서 그런지 이런 날들이 큰 의미로 다가 오진 않네요. 그럼에도 늘, 아직도 어린이날을 기념해 축하선물도 주시고 참 감사해요 아빠!
제가 결혼을 해서 독립을 하여 나간 게 벌써 1년이 다되어가네요. 아직도 많은 부분 도움받으며 살고 있지만, 독립만다는건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처음에는 주방일을 아무것도 알지 못해 (i have no idea 완전히 감이 없다!)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내 뜻대로 칙작 되질 않아 마음의 여유도 잘 나지 않았고 회사일마저 저를 버겁게 하여 2024년은 참 격변의 시기였지 않았나 싶어요.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가 늘 같은 자리에서 무제한 사랑과 무지성 응원 조건 없이 보내주시고 믿어주심에 제가 힘듦을 극복해내보자는 의지가 생긴 것 같아요. 아빠가 직접 말로 알려주고 조언해 주시는 것 외에 아빠가 삶을 대하시는 태도를 보여줌으로써 제가 또 많이 보고 배우며 깨닫게 되는 것 같이요.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고 하던데 (반대인가요?) 아무튼 어릴 때는 그냥 스쳐 지나가고, 그저 여행 가면 아이스크림 먹고 동요 부르다가 차 뒷좌석에서 발 뻗고 잠들기 바빴던 또끼씨가 나름 보고 배워온 게 있더라고요.
엄마아빠의 근면성실, 거짓되지 않은 삶, 늘 배움의 자세로 임하는 것 등 항상 모범이 되어 주시고 저에게
귀감이 되는 삶 보여주셔서 감사드려요!
아직 제가 부모가 되어보지는 않았지만 집에서 독립만 했음에도 엄마아빠의 삶을 이해하게 되고, 그동안 얼마나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오셨는지 집안에 떠도는 먼지만 봐도 이해가 되더라고요ㅠㅠ 어릴 때에는 잘 몰랐는데 우리 집은 결코 평범한 가정환경, 분위기가 아닌 것 같아요. 중상 아니 상위 5% 에 드는 화목하고 건강한 분위기의 가족이라고 자부합니다!
내면이 약해 자주 흔들리지만, 그럼에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일어나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어린 시절부터 은근히 용기 있는 아이로 키워주셔서 감사해요 아빠.
네발자전거에서 하나하나 바퀴를 떼어내며 세상으로 나가는 거에 두려움을 줄이고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는 인생을 몸소 보여주셔서 감사해요. 산딸기에 취나물에, 계룡에서의 수많은 아빠와의 추억들이 지금의 저를 만든 것 같아요.
30대 40대가 되고 아빠도 60대 그리고 70대를 바라보고 계시지만 지금처럼 우리 동심을 잃지 말고 또끼씨와 거북맨의 케미 잘 이어가며 즐겁고 유쾌한 시간 많이 보내요!
아빠가 내 아빠라서 너무너무 좋아요. 세상 가장 큰 자랑거리인 거 알죠?
우리는 서로의 자랑거리 No.1 보물 1호임을 잊지 말고 각자의 보물이 오래도록 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몸건강 마음간강 잘 지켜보자고요 :D 아빠 내가 많이 사랑해요
2025. 05. 09 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