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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웃 제안의 마침표.

오히려 잘 되었다.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게 됐다.

by 깨알쟁이

“안녕하세요. **님! 반가워요. 연락 주셔서 감사해요.

현재 트럼프발 전 세계 경제 상황이 예측불가한 상황이 되면서, 회사 내부 비용통제가 심해졌습니다. ㅠㅠ

올해 PM 추가 채용을 일찍 당겨서 하려던 일정은 취소되었고요. 원안대로 12월 채용 예정 또한 미정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님을 모셔오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나, 회사 사정상 현재 아무 일정도 답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혹시 **님께 좋은 기회가 있다면 ***은 차순위로 두시고, 기회를 잡으시길 바라요.

참고로 ****에서 마케팅 매니저 포지션 채용 중입니다.*** 사이트에 채용공고 올라가 있어요. 감사합니다. “




3월, 나의 퇴사가 흘러 흘러 업계에 아는 분의 귀에도 들어가 감사하게도 좋은 오퍼를 받았다. 몇 년 전부터 나의 업무 활동들을 옆에서 봐오면서 좋은 인상을 가져왔다고 업무에 임하는 자세와 태도가 우선 마음에 들었다고 하셨다. 하지만 회사 내부적으로는 정해진 것 하나 없던 구두 오퍼였고 연말 채용 예정이던 것을 조금 앞당겨보시겠다고 노력해 볼 테니 다음에는 이력서 들고 만나자고 하셨다.


말씀하신 때가 왔는데 아무 연락이 없으셨고, 분명 짧게든 길게든 지연될 것을 예상했기에 내가 먼저 조심스레 연락을 드려보았다.



“안녕하세요 이사님, ***입니다. 오랜만에 연락드립니다^^그간 잘 지내셨나요?

다름이 아니고 지난번 제안 주셨던 PM 포지션에 대해 문의드리고 싶어 연락드렸습니다. 올해 안에 채용 여부나 예정 시기 등 관련 사항들 내부적으로 정해진 부분이 있을까요?

대략적으로나마 알려주신다면 추후 커리어나 기타 계획 잡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답변은 위와 같이 유예 또는 미정(취소 가능성도 다분)이라고 하셨다. 어찌 되었든 확답을 들으니 속이 시원했다. 더 이상 희망고문으로 전전긍긍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마음 편히 쉬어도 되고 마음 편히 다른 곳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다른 산업군, 다른 직무로의 도전을 더욱 능동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제안주신 것은 너무너무 감사하오나 하루라도 빨리 내가 속해있던 산업군으로부터 벗어나 다른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더 미루다 가는 평생 어려울 것 같아서.. 되든 안 되든 내가 주도적으로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너무 잘 됐다.


나를 좋게 봐주신 점, 그로 인해 무너져있던 자존감을 올리게 된 점, 나의 일하는 자세와 태도를 인정받았다는 점, 어떤 분이 나의 상사가 되었으면 하는지 정립할 수 있었던 점 등의 좋은 점들만 잘 기억하고 새로운 계획을 짜봐야겠다!


시원섭섭이라는 말이 딱 맞을 것 같다. 하지만 문이 하나 닫히면 또 새로운 문이 열릴 거라는 믿음 잃지 말고 마구마구 도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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