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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 쉬지 않고 끊임없이 기록하는 이유는요

가스라이팅으로부터 벗어나는 과정, 글쓰기로부터 회복 중입니다

by 깨알쟁이

요즘 매일매일 글을 쓰고 있다. 한 때는 블로그와 인스타만 주로 하던 내가 요즘에는 브런치와 스레드까지 총 4개 채널에 번갈아가며 매일 나의 족적을 남기고 있다. 심지어는 집밥 해 먹는 것도 열심히 찍고 쓰고 하면서 다양한 카테고리의 콘텐츠들을 만들고 있다.


당연히 글을 쓰고 기록하는 습관을 기르자는 목적이겠지만, 사실 근본적인 목적은 나를 향한 남의 섣부른 판단을 제대로 꺾어주고 싶은 데에 있다.


이런저런 힘든 일들을 더 이상 맨 정신에 버틸 힘이 없어 내가 나에게 너무 미안한 나머지 퇴사를 고했고 그 퇴사에 나의 상사가 내뱉은 첫마디는 이거였다.


“그렇게 계획 없이 퇴사한다는 건 세상에서 낙오자가 되는 길이에요.”


이전에도 나에게 ‘너는 지금 상대를 고문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냐’ 등등 보통 사람들이라면 쓰기 힘든 단어들을 나에게 대입했다. 이건 완전 가스라이팅인데 정신적인 면역력도 많이 떨어지고 저항력도 없던 시기라 안타깝게도 나는 수긍하는 사람처럼 지내왔다.


한동안은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리고 긴장감이 올라가 여전히 대면하여 그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심장이 벌렁거리고 얼굴이 화끈해졌다. 근데 순간 내가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 나를 판단할 자격도 권리도 없고 설사 그렇게 말을 해왔다 할지언정 내가 이렇게 답하지 않았나.


“계획 없이 충동적으로 말씀드리는 거 아닙니다. 다음 갈 회사가 정해지지 않았을 뿐 저라고 인생에 계획 없이 사는 사람이 아닙니다. 아시는 것처럼 가정에서 자녀 계획도 있고 저도 저 나름대로 인생에서 하고 싶은 것,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어요. 더 이상 있다가는 저 스스로에게 너무 미안해질 것 같아요. 저 정말 안 되겠어요.”


이 말을 듣고 나서도 ‘혼자 섣불리 결정하지 마라, 부모님이 그리고 남편이 동의하는지 이야기를 듣고 수리하겠다.’는 말을 들었지만 어차피 이들은 다 나를 더 잘 알고 나를 믿어주고 응원해 주는 내 편인걸?


그 이후 본사 동료들에게 메일을 쓸 때마다 이런 말이 붙었다.


After more than 3 years in *****, She has

decided to pursue new projects outside *****.

We wish ***** all the very best for her next

opportunity and thank her for being both a

colleague and a friend over the past years.


나의 새로운 프로젝트, 다음 기회가 잘 될 수 있도록 응원해준다고 한다.


가스라이팅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도록 나는 나를 위해 더 열심히 기록하고 남길 것이다.

게을러질 때마다 ‘낙오자..’라는 말도 안 되는 단어를 떠올리며 오기로 삼기도 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함부로 던진 말에 일일이 반응하기보다는 나 스스로에게 떳떳하고 자랑스럽게 살아가며 내가 나를 더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누군가가 쉽게 판단할 그런 존재가 아니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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