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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마치 밀물과 썰물 같지만..

불안할수록 주변을 둘러보기보다는 나에게 집중하자

by 깨알쟁이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일이 하나도 안 풀리는 느낌이었다. 우선 이상하리만큼 인간관계가 다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었다. 그 속에는 SNS 중독자의 삶이 밑바탕되어 착각과 오해가 난무했지만.. 주변 사람들이 나를 하나둘씩 피하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 잘 지내오던 사람들로부터 정리되는 느낌을 혼자 받아온 시간들이었다.

또한 나름 백수(갭이어 기간을 보내는 주부이자 프리랜서 마케터라고 하자)가 가진 몇 가지 목표와 계획들이 있었는데, 하루에 루틴하게 실행해오던 것이 그다음 단계로 통과되지 못해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주는 기회가 현저히 적었다. 취업준비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 기대했던 것보다는 오히려 운이 좋아 몇 가지 기회를 얻었지만, 그 외에 자신있다고 생각했던 사이드잡 분야에서 빠른 성과를 볼 수 없어 무기력과 좌절감을 살짝 느껴왔다.


여기서 나를 더 힘들게 했던 것은 다름 아닌 남들과의 비교였다. 나와 다른 타인과 비교하는 것이 가장 의미 없다는 것을 알면서 어차피 내가 갖고 싶지도 않은 것, 얻고 싶은 생각이 없던 것들을 나에게 대입하며 '남들은 저렇게 열심히 살고 있구나, 나는 과연 이룰 수 있을까?' 부정적인 생각들로 하루를 날린 적이 많았다. 내가 이룬 것이 이미 많고 가진 것에 감사해도 모자랄 형국에 주변인들의 하이라이트 된 SNS 속 글과 사진을 보고 시샘하며 에너지와 시간을 허비해 왔다.


그 생각으로 시작해서 인스타그램이나 쓰레드를 열어 그들의 인생을 아침부터 훑다 보니 휴대폰은 여지없이 뜨거워지고, 오전부터 스크린 타임이 벌써 3시간이 훌쩍 지나 '아 정말 이대로는 안 되겠구나'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를 컨트롤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겠다 싶어 스크린타임 컨트롤 하는 어플을 다운받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인스타그램, 스레드를 Block 해두니 그제야 나의 삶이 보이고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쓰고 싶은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덕분에 온전히 나에게, 나의 시간에 집중한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다시 알게 되었고 이 생활은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다. (덕분에 1일 스크린타임이 50%나 줄었다.)


이 생활을 3주 동안 해오다보니 나에게는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다. 우선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습관이 조금 줄어들었다. 찌질하게도 나는 인스타그램에서 24시간 만에 사라지는 스토리를 게시하고 내 게시물을 누가 조회했는지, 누가 하트를 눌렀다 안 눌렀는지 살펴볼 때가 있었다. 한가할 때일수록 그걸 일일이 들여다보고 그 내역에 대해 혼자 머릿속으로 소설을 쓰곤 했는데 이제 더 이상 쓸데없는 곳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지 않게 되었다.

그 덕분에 나에게 더 집중하게 되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내가 오늘 하고 싶은 것, 내가 해야 하는 것, 내 에너지를 지키기 위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선명하게 발견하게 되었다. 남이 어떤 곳에 가서 어떤 것을 먹고 즐기고 누구를 만나는 것을 보면서 감정 기복이 널뛰기하는 것을 방관하던 이전과 다르게 하루 종일 비슷한 텐션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내가 몇 주 전에 걱정하고 고민했던 것들은 다 허상이었고 스쳐 지나가던 망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다다랐다. 그때의 고민과 불안이 있었기에 개선하려고 했고 개선하는 중인 나에게 지금 이런 평온함이 찾아왔겠거니 싶기도 하다.

소속감이 없는 나를 다 잊을 거라는 불안감, 나는 필요 없는 사람이 되어가는 듯한 낮은 자존의식이 건강한 자존감으로 채워나가고 있다.

나에게 더 집중하는 에너지와 시간을 쏟음으로써.


결국 인생은 밀물과 썰물인데 그 시기도 그 정도와 순서도 다 내가 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마음이 불안할수록 주변을 둘러보기보다는 더더욱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지키는 연습을 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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