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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성화 Jul 20. 2023

충분히 움직여줘야 하는구나

근육은 계속해서 써야 한다.

한 달 전쯤 일어난 일이다.

샤워를 하려고 샤워부스에 걸려 있는 타월을 향해 왼팔을 들어 올리는 순간 너무 아파 소리도 내지 못했다.

처음 겪어본 이 통증 뭘까?

갈수록 더 아프지도 덜 아프지도 않았다. 지금이 최고로 아픈 것처럼 계속해서 똑같이 아팠고 팔을 들어 올릴 일이 생길 때마다 공포였다. 순간을 참지 못할 정도로 너무너무 아팠으니까.


팔을 내린 상태에서는 그 어떤 통증도 없었기에 병원 가는 걸 서두르지 않다가 2주 전, 그날따라 또 통증이 심하게 느껴져 정형외과에 갔다 왔다. 엑스레이를 찍고 진료를 보는데 어깨 회전근개에 염증이 있는 것 같다는 소견이었다. 약을 처방받고 물리치료도 받았다. 일주일 정도 약을 먹어보고 진전이 있는지 보겠다고 했는데 별 차이가 없었다. 다시 병원을 갈까 하다 그만두었다.


나보다 나이가 위인 지인분들께서는 "OO엄마 벌써 오십견 온 거야?" 하면서 나이 들면 다 그렇다는 별일 아니라는 표정이었다. 난 너무 아픈데… 운동하지 않으면 약을 먹어도 낫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여 주셨다.


운동!

이렇게 아픈데 어떻게 움직이라는 거지? 어떻게 할 수 없게 아픈데… 처음에는 이상하게 들리던 말이 점점 솔깃해지기 시작했다.


딱 그 시점에 들어온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 이 책이 약 먹는 걸 멈추게 해 주었다. 그리고 천천히 왼팔을 들어 올리며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눈물이 찔끔 나올 것처럼 아팠는데 참고 참고 또 참고 운동한다 생각하며 억지로라도 계속 움직였다. 그랬더니 며칠이 지났을까, 안 아픈 것 같기도 하고 통증이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닌데 견딜 만도 했다.


신통하다…

정말 책이 맞는 것 같다.

지인분들이 의사다.


제목이…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이라서 읽기를 망설인 책 중의 하나였다.


의사이면서도 현대의학에 몸담고 있는 의료진들이 싫어하는 말만 써 놓았고 너무 과격하고 극단적인 주장으로 혼란만 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막내는 항암치료를 표준 스케줄대로 다 받고 완치가 되었는데 “항암제는 독이고, 고통스러운 부작용과 수명을 단축시키는 효과밖에 없다.”라는 내용을 보면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매우 불편했었다.


이 책에 나오는 주장들은

틀린 말은 분명 아니지만 그렇다고 손뼉 치며 옳다고 얘기하기도 좀 그런 주장들이 종종 나온다. 일리가 있는 말이라서 그냥 지나칠 수도 없다.


그렇다 보니 다 읽게 되더라.


후반부를 막 달려가고 있는데 지금 나한테 딱 맞는 얘기가 나와서 유심히 보았다.


근육은 쓰지 않으면 퇴화한다


살아 있어도 송장이나 다를 바 없는 상태가 되지 않으려면, 몸져누워도 가능한 한 빨리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라도 손가락과 발가락으로 가위바위보를 해보거나 책을 소리 내어 읽어본다. 그것도 힘들다면 눈동자를 크게 굴려보거나 여러 가지 표정을 지어보고, 껌을 씹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생각해 보는 등 손발과 입, 몸과 뇌를 되도록 많이 움직이도록 한다. 마비나 장애가 온 경우는 한시라도 빨리 재활 치료를 시작한다.

 

통증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자만, 특히 어깨나 등의 통증, 요통 등의 만성 근육통은 운동 부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얼마 동안 손을 위로 움직이지 않으면 만세 동작조차 힘들어지는 것처럼 근육은 쓰지 않으면 즉시 퇴화한다. 통증이 있다고 그 부분을 보호할 것이 아니라 충분히 움직여주는 편이 빨리 회복된다.


 무릎 통증이나 오십견도 마찬가지이다. 오십견은 어깨관절 주변의 조직이 딱딱해져서 어깨를 돌리기가 힘들어진 상태로, 숨이 멎을 만큼 통증이 심해 팔을 들어 올릴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이때 아프다고 움직이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면 그대로 굳을 염려가 있다. 용기를 내어 통증이 심하게 느껴지는 방향으로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까지 계속 움직여보자.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 제5장 '내 몸 살리려면 이것만은 알아두자' 중에서


꼭 나보고 하는 말 같았다.


아파서 처음엔 왼팔을 가급적 사용하지 않으려 했었다. 그런데 움직이라고 하지 않는가?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까지 말이다. 이 말을 믿고 오늘 하루 천천히 계속 움직여 보았다. 한결 더 부드러워졌다. 빨리는 안 낫는다고 했으니 시간을 두고 계속 팔 운동을 해야겠다. 원을 그리며 천천히 계속. 팔을 올리고 돌릴 때 살짝살짝 통증이 느껴지는데 처음 아팠던 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어깨 회전근개 염증‘ 없던 것도 나이 드니 생기는구나! 내 몸을 잘 관찰하고 부드럽게 잘 다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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