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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성화 Aug 29. 2024

오늘 무슨 날입니까? 왜...?

우리나라의 가슴 아픈 날

 오전 10시. ○○마을 이장님께서 들어오시며 하신 말씀이

오늘 무슨 날입니까?
왜 조기를...


듣는 순간

아! 맞다.

했습니다. 까먹고 있다가 순간 생각났습니다.

갈산면행정복지센터 조기게양 / 2024. 8. 29(목)
2024. 8. 29(목) 갈산면행정복지센터

오늘은 8월 29일, 경술국치(庚戌國恥)의 날입니다. 여기서 치(恥)는 '부끄러워하다, 욕보이다'라는 뜻으로 경술년(1910년)우리나라가 일본에 치욕스러운 일을 당한 날이죠!


경술년은 다음처럼 60년마다 오는 해이고요.

1910년

1970년

2030년

2090년

2150년



경술년(1910년) 8월 29일, 일제에 의해 우리나라가 국권을 상실한 날로, '국가적 치욕'이라는 의미에서 경술국치라 합니다. 일제는 조선의 국권을 침탈한 자신들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한일합방(韓日合邦)', '한일합병(韓日合倂)' 등의 용어를 썼습니다.

타임캡슐 우리역사 30권 <일본의 식민지가 되다>
타임캡슐 우리역사 30권 <일본의 식민지가 되다> 40쪽
타임캡슐 우리역사 30권 <일본의 식민지가 되다> 41쪽

1910년 8월 22일, 대한제국과 일본 제국 사이에 합병조약(合倂條約)이 강제로 체결되었습니다. 대한제국의 내각 총리대신 이완용과 제3대 한국 통감인 데라우치 마사타케는 형식적인 회의를 거쳐 합병조약을 통과시켰으며, 8월 29일 이 조약이 공포되면서 대한제국은 국권을 상실하게 되었죠. 이로써 1905년 을사늑약(을사조약) 이후 실질적 통치권을 잃었던 대한제국은 일본 제국에 편입되었고, 일제강점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웅진 타임캡슐 우리역사 40권>

삼형제에게 사주고 읽어주다 보니 빠져들어 한국사 1급까지 따게 해 준 스토리텔링 우리역사책,

타임캡슐 우리역사


당시 가장 뿌듯했던 건 우리역사를 몰랐던 사람에서 제대로 알게 된 사람으로 변화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고만고만한 삼형제를 키우면서 매일 밤마다 조금씩 읽으며 의식이 성장해 나갔던 2017년은 제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해입니다. 육아로 고되고 지친 나날들이었는데 역사를 앎으로써 살아있음을 느끼게 되었고, 누구의 엄마 말고 홍성화로도 살게 해 준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구석기부터 현대사까지 워낙 방대한 양이라 외우진 못하고 그냥 계속 읽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읽고 또 읽고 하다 보니 새벽 세네시는 기본이었습니다. 1시간밖에 안 지난 것 같았는데 매일 3-4시간이나 지나가 있었다는 게 정말 놀라웠습니다. 낮에는 설렘을 안고 밤을 기다렸고 밤엔 아침이 다가오는 게 뿌듯해 행복했습니다. 살면서 이렇게 몰입하고 재미를 느꼈던 게 이때가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8월 29일' 하면 기억을 하는데 오늘은 아차 했네요.

앎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때 깨달았습니다. 모르면 역사의식도 전혀 생기지 않습니다. 그만큼 의식은 중요합니다.


일제강점기 35년의 암흑에서 벗어나 1945년 8월 15일에 우리나라는 광복을 맞이했습니다.

올해는 79주년 광복절이 되고 내년에는 80주년을 맞이합니다.


1945년 일본이 연합군에 <무조건 항복>을 하고 한국땅을 떠날 때, 일본의 마지막 총리 아베 노부유키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는데요. 저는 이 말을 경술국치일과 함께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꼭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패했지만 조선은 승리한 게 아니다.
장담하건대 조선민이 제정신을 차리고 위대했던 옛 조선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100년이란 세월이 훨씬 걸릴 것이다.
우리 일본은 조선민에게 총과 대포보다
더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 놓았다.
결국은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 삶을
 살 것이다.

보라!

조선은 실로 위대했고 찬란했지만
현재 조선은 결국 식민교육의 노예로 전락할 것이다.
그리고 나 아베 노부유키는 다시 돌아온다.


우리 역사를 바로 알고 이 글귀를 본다면 가슴에 지펴지는 게 반드시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독립운동을 하셨던 고귀한 선열들의 희생을 가늠하고 애국까지 바라지는 않더라도 기억은 누구나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역사를 정확하게 알고 기억을 하는 것만으로도 애국의 시작이 됩니다.


2024년 8월 29일, 경술국치일 제114주년.

우리 모두 태극기를 게양하여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뜻을 기리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깁시다.


조기는 다음과 같이 답니다.

가정에서는 밖에서 바라볼 때 대문의 중앙이나 왼쪽에 답니다.

(아파트는 베란다 난간 왼쪽에)

※ 태극기 게양 시 안전사고에 유의하시고, 아파트 등 고층건물에서는 난간 등에 단 태극기가 떨어져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의 주권을 일본에 빼앗긴 오늘을 기억하기 위해 충청남도에서는 「충청남도 국기 게양일 지정 및 국기선양에 관한 조례」 제5조에 의거하여 해마다 조기 게양을 합니다. 따라서, 우리 면에서도 가슴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고, 나라 사랑 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조기게양 협조 공문을 돌렸는데요. 공문을 늦게 보신 ○○마을 이장님께서 행정복지센터에 조기게양된 걸 보시고 깜짝 놀라 물어보신 겁니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그냥 들어오신 게 아니라서요. 태극기를 쳐다보시고 들어오셨으니까요. 사실 보고도 아무 느낌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세상입니다. 그럼에도 예사로 보지 않고 관찰을 하신 ○○마을 이장님이 남달라 보였습니다. 순간 까먹고 있던 저에게도 일깨움을 주신 ○○마을 이장님께 감사드립니다.


2024년 8월 29일(목)
오늘을 기억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어제 제주를 제외하고 처음으로 열대야가 주춤했습니다. 44일 만에 아침 공기가 시원해졌습니다. 유난히 무더운 이번 여름에 많이 지쳤고 더위 밖에 생각이 안 날 수 있지만 기억할 건 기억해야겠습니다. 저부터요.



참고하세요.

1910년 8월 29일에 발행된 조선총독부 관보에 게재된 한일 병합 조약의 한국어 원문(왼쪽), 일본어 원문(오른쪽) / 출처: wikipedia


[대한제국과 일본제국 합병조약 전문]


한국 황제 폐하와 일본국 황제 폐하는 두 나라 사이의 특별히 친밀한 관계를 고려하여 상호 행복을 증진시키며 동양의 평화를 영구히 확보하자고 하며 이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면 한국을 일본국에 병합하는 것이 낫다는 것을 확신하고 이에 두 나라 사이에 합병 조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를 위하여 한국 황제 폐하는 내각 총리 대신(內閣總理大臣) 이완용(李完用)을, 일본 황제 폐하는 통감(統監)인 자작(子爵) 사내정의(寺內正毅, 데라우치 마사타케)를 각각 그 전권 위원(全權委員)으로 임명하는 동시에 위의 전권 위원들이 공동으로 협의하여 아래에 적은 모든 조항들을 협정하게 한다.

한국 황제 폐하는 한국 전체에 관한 일체 통치권을 완전히 또 영구히 일본 황제 폐하에게 양여함.

일본국 황제 폐하는 앞조항에 기재된 양여를 수락하고, 완전히 한국을 일본 제국에 병합하는 것을 승락함.

일본국 황제 폐하는 한국 황제 폐하, 태황제 폐하, 황태자 전하와 그들의 황후, 황비 및 후손들로 하여금 각기 지위를 응하여 적당한 존칭, 위신과 명예를 누리게 하는 동시에 이것을 유지하는데 충분한 세비를 공급함을 약속함.
일본국 황제 폐하는 앞 조항 이외에 한국황족 및 후손에 대해 상당한 명예와 대우를 누리게 하고, 또 이를 유지하기에 필요한 자금을 공여함을 약속함.
일본국 황제 폐하는 공로가 있는 한국인으로서 특별히 표창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대하여 영예 작위를 주는 동시에 은금(恩金)을 줌.
일본국 정부는 앞에 기록된 병합의 결과로 완전히 한국의 시정을 위임하여 해당 지역에 시행할 법규를 준수하는 한국인의 신체 및 재산에 대하여 전적인 보호를 제공하고 또 그 복리의 증진을 도모함.
일본국 정부는 성의충실히 새 제도를 존중하는 한국인으로 적당한 자금이 있는 자를 사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한국에 있는 제국 관리에 등용함.

본 조약은 한국 황제 폐하와 일본 황제 폐하의 재가를 받은 것이므로 공포일로부터 이를 시행함.

위 증거로 삼아 양 전권위원은 본 조약에 기명 조인함.

융희 4년 8월 22일 내각총리대신 이완용

메이지 43년 8월 22일 통감 자작 데라우치 마사타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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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술국치 114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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