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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패스트파이브 Feb 14. 2019

"이국적인 느낌과 일상의 편안함이 공존하는 곳"

아르헨티나 엘 깔라빠떼의 '후지 료칸'

여행이 쉬워진 요즘이지만, 남미처럼 먼 곳으로 떠나는 일은 여전히 큰 결심이 필요한 일입니다. 마음 먹고 떠난 만큼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죠. 하지만 긴 여행의 매일을 스펙타클로 채운다면 돌아온 뒤 피로와 사진만 남게 될 겁니다. 




'어제 어디 갔어?'에서는 패스트파이브 삼성1호점의 커뮤니티 매니저 김다영 님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어제 다녀온 곳은 아니지만, 아르헨티나의 작은 호스텔에서 받은 느낌들을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들려주신 다영 님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시죠 :)


조용하고 한적한 엘 깔라빠떼


어제 어디 갔어?


아르헨티나 남부 깔라빠떼의 작은 호스텔 '후지 료칸'. 깔라빠떼는 파타고니아 지역의 모레노 빙하 근처에 있는 조용한 동네다. 이곳 자체가 관광지도 아니고, 빙하를 보기 위해 잠깐 들러서 쉬었다 가는 곳이다. '후지 료칸'은 한국인과 일본인만 받는 호스텔인데, 그곳에서 한 달 동안 아르바이트를 했다.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후지 료칸'의 풍경


거기가 왜 좋아?


사실 처음에는 남미까지 가서 한국인을 만나는 게 별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가서 지내보니 반갑더라. 계속 혼자 여행을 하다가 많은 사람들과 함께 복작거리면서 지내는 즐거움이 있었다. 작은 테이블에 모여 앉아서 음식도 나눠 먹고 이야기도 나눴다. 특히 남미에는 세계 여행을 다 하고 마지막으로 남미에 온 분들이 많다. 보통 40, 50대 여행자였는데 그분들의 여행 이야기를 듣는 재미도 있고. 

이 호스텔은 서로를 배려하는, 가족같은 분위기의 커뮤니티였다. 11명이 화장실 하나를 써야 했는데도 서로 큰 불편함이 없었다. 또 누군가 일기를 쓰거나 책을 읽고 있으면 꼭 밥을 같이 먹지 않겠냐고 권하기도 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그렇게 친근하게, 배려하는 분위기가 좋았다. 


엘 깔라빠떼는 빙하를 보러 오는 여행객들이 머무는 곳이다


나는 아르바이트생이다보니 투숙객들과 친해져서 서로 연결시켜줬다. 여기 머물렀던 어떤 사람이 이 지역에 간다고 했는데 같이 가면 좋을 것 같다고 소개해주거나. 친해진 투숙객이 먼저 떠나면 아쉽기도 했다. 



원래 이렇게 정적인 분위기를 좋아했는지?


원래는 시끄러운 분위기를 좋아했는데, 남미 여행을 하면서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는 공간을 더 좋아하는 취향으로 바뀌었다. 여행이라고 해서 꼭 임팩트가 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여행의 특별함과 일상의 차분함 사이 어딘가에 있는 곳, 이국적인 느낌과 일상의 편안함이 공존하는 곳도 좋다. 

개인적으로 사람이나 자연이 함께 섞여서 공존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걸 좋아한다. 섞일 수 없을 것 같은 다채로운 요소가 섞여 자아내는 정제되지 않은 모습. 특히 각자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방해받지 않는 분위기에서 그것들을 느끼고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이면 정말 행복해진다.



김다영에게 '후지 료칸'과 깔라빠떼는 어떤 곳?


깔라빠떼는 졸업한 학교가 있는 동네 같다. 고향이 떠올리기만 해도 푸근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이라면, 졸업한 학교가 있는 동네는 누가 그곳에 가봤다고 하면 괜히 반가워지는 그런 곳이니까.   


'후지 료칸'에 딱 하나 있는, 작은 책상 겸 테이블


조금 다른 얘기지만 이곳 삼성1호점도 그런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패스트파이브에는 정말 다양한 멤버들이 있는데, 작은 공통점이라도 생기면 금방 서로 친해지는 계기가 된다. 그래서 조금 더 많은 멤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 행사들을 만들고 싶다. 호스텔에서 했던 것처럼, 이곳에서도 멤버 각각의 얼굴과 특징도 알고 개인적으로 대화도 나누려고 한다. 

이런 마음으로 시작한 게 ‘취향 나누기’ 이벤트다. 시끌벅적한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차분하고 장기적인 이벤트인데, 서로 취향이 맞는 멤버들끼리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삼성1호점에는 조용한 멤버분들이 많아서 내가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더 하고 싶은 말?


커뮤니티 매니저 일을 시작한 지 이제 3개월차다. 지금은 공간에 대해 알아가고, 내가 생각하는 공간에 대해 정의를 내리려는 단계인 것 같다. 좋은 공간의 의미를 찾고 싶고, 무엇보다 패스트파이브 삼성1호점이 좋은 공간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열심히 고민하려고 한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공간에서 좋은 커뮤니티, 의미 있는 공간의 힌트를 얻었다는 다영 님의 이야기,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언젠가는 패스트파이브가 멤버들에게 고향 같은 곳, 졸업한 학교가 있는 동네 같은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저희는 다음 '어제 어디 갔어?'로 돌아오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공간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 패스트파이브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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