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마, 제품/서비스를 만드는 능력과 전문성, 정직함
Fred Wilson은 Union Square Ventures(USV)의 창업자이자 파트너로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초기 투자자 중에 한 명이다. 2003년에 두 명이 시작한 USV의 첫 펀드는 약 1,000억 규모로 결성하여 청산 시 무려 16x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였으며 Twitter, Etsy, Tumblr의 첫 외부 투자자이기도 하다.
Fred Wilson도 참 독특한 캐릭터인데 공개 강연, 인터뷰 등에서 직설적인 말과 표현을 서슴지 않기도 하고, 자신만의 명확한 관점을 아주 명료하게 표현하다 보니 '사이다' 같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최근에 본 동영상에선 강연 후 Q&A에서 누군가 '투자할 때 창업자를 보는 기준이 있느냐'라고 물어보니 아래 세 가지를 꼽아서 이를 소개해본다. (세부적인 해석은 강연에 나온 내용과 개인적인 생각을 더 해서 메모)
1. 카리스마
창업자는 카리스마(사전적 정의는 '다른 사람을 매료시키고 영향을 끼치는 능력')가 있어야 한다. Fred Wilson의 말로는 본인이 말하는 카리스마는 숙련된 영업사원에게서 종종 보이는 달변, 설득능력을 뛰어넘는 특별한 '무언가'라고 얘기한다. 창업을 하고서, 그리고 그 이후에도 끊임없이 누군가와 불확실한 고생길을 같이 하자고 설득해야 하며, 우리의 비즈니스가 잘 될지 안 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투자자의 의사결정을 이끌어내야 하며, 때로는 고객들에게 우리의 제품, 우리의 서비스가 왜 이토록 훌륭한지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본인을 둘러싼 동료, 이해관계자들에게 말로 설명하기 힘든 '영향력'을 가져야 한다.
2. Technical Expertise (제품/서비스를 만드는 능력과 전문성)
Knowing how to make something을 말한다. 모바일앱을 만들기 위해서 본인이 직접 코딩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니다. 무언가를 만든다는 건 이게 누구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이란 가설/직감과 이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세부적인 요소들에 대한 이해, 부족한 자원 속에서 어떤 걸 지키고 어떤 걸 포기할지, 이런 모든 사항들을 정점에서 지휘하는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 아마도 대표적으로 아이폰-스티브 잡스, 테슬라-엘론 머스크와 같은 케이스를 말하리라. 스티브 잡스와 엘론 머스크가 도면을 직접 설계하진 않아도 A to Z 모든 사항을 정확히 알고 있으며 주요한 의사결정을 엔지니어가 아닌 이들이 내렸기 때문에 지금의 제품이 있었을 것이다.
3. 정직함(Integrity)
분야를 막론하고 가장 중요한 가치가 아닐까. 결혼에 준하는 창업자 간의 동업, 창업자와 투자자의 관계에 있어서 서로 믿지 못한다면 이는 사상누각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Integrity가 부족한 사람과 함께 하면 당장에는 문제 될 게 없었지만(불순한 의도를 갖고 있는 사람은 더 오바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분위기가 더 좋을 수도 있다), 아주 중요한 타이밍에 아주 극적으로 항상 큰 문제를 일으켰던 사건들을 돌이켜보면 결국 Integrity의 결여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았다.
많은 성공적인 스타트업 혹은 크게 성공할 뻔했다가 실패한 스타트업들을 보면 위의 설명이 대체로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