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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일 Aug 03. 2018

아시아 시장에서 고전하는 WeWork (위워크)

한국, 중국, 일본 그리고 동남아시아 공유오피스 시장 동향

패스트파이브는 총 세 차례에 걸쳐 투자를 유치했는데


2016년 Series A 30억 from 프리미어파트너스, 티그리스인베스트먼트

2017년 Series B 120억 from 티에스인베스트먼트, 퀀텀에쿼티파트너스, 아이디벤처스

2018년 Series C 200억 from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너무나도 훌륭한 회사의 유명한 투자자 분들이 주주로 참여해주셔서 패스트파이브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투자유치 과정이 녹록지만은 않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Series A 때가 가장 힘들었고, 오히려 Series C 때는 금액은 커졌지만 감사하게도 투자하고자 하는 분들이 많아서 비교적 빠르게 클로징이 되었다. (클로징까지 A는 4개월, B는 3개월, C는 2개월 소요)


매번 라운드를 돌 때마다 거의 모든 투자회사들이 물어보는 3대 질문이 있었는데


- 패스트파이브는 몇 호점까지 오픈할 수 있을까요?

- 위워크와 경쟁해서 이길 수 있을까요?

- 서울이 포화되면 지방이나 해외로 나갈 수 있을까요?


각각의 질문에 대한 답은 추후에 별도의 포스팅으로 다루기로 하고, 세번째 질문의 경우 사실 나도 궁금하긴 했다. 과연 우리가 해외에 진출할 수 있을까? 진출한다면 어떤 국가에 어떻게 진입해야 할까? 란 질문을 갖고 지난 2개월 간 광범위하게 리서치를 해봤다. 그리고 그 결과 미국/유럽시장과 달리 아시아 시장에서 유독 위워크가 고전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국가별 공유오피스 시장 현황과 왜 위워크가 고전하는지에 대한 나름의 이유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1. 한국

패스트파이브와 위워크가 앞서 나가고 있고, 스파크플러스 및 대기업 계열의 공유오피스들이 생겨나고 있다.


- 패스트파이브: 14호점까지 오픈. 누적 12,000평 서비스. 연내에 18호점 18,000평 서비스 예정

- 위워크코리아: 9호점까지 오픈. 누적 15,000평 서비스. 연내에 10호점 18,000평 서비스 예정


공유오피스 비즈니스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고(ex. 호점당 규모가 커야 압도적인 라운지와 공용공간 구성이 가능), 의외의 진입장벽이 정말 많아서(ex. 레이아웃을 잘못 구성하면 다 채우고도 마이너스) 궁극적으로 국가별로 한두개의 업체가 대부분의 시장을 가져갈 거라 예상된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 경제규모 대비 공유오피스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고, 1~2년 안에 업계 재편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본다.


2. 중국

헤비급의 규모 있는 업체들이 많아서 아직도 박 터지게 싸우는 중이다. Uber vs DiDi 때는 DiDi가 중국시장에서 압승을 거두고 Uber가 백기를 들었다면, Ucommune은 좀 부족하다는 현지 업체들의 평이 많다. 당분간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리라 본다.


- Ucommune: 로컬 1위 업체. 이미 조단위 가치를 인정받는 회사가 되었고, 최근에 로컬 공유오피스들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음. 누적 5,000억 펀딩 (패스트파이브와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는데 모든 면에서 '0'이 하나씩 많다ㅠ)

- WeWork China: 주춤하는 듯하다가 올해 4월에 Naked Hub를 인수하고, 최근에 5조 밸류에이션에 5,000억을 충전했다. 비전펀드가 뒤에서 버티고 있고, 중국시장 포기 못함

- MyDreamPlus: 세컨티어 중에 가장 잘 하고 있다. 창업자가 IT 백그라운드를 가진 Serial Entrepreneur이고, Tech쪽에 큰 강점을 갖고 있다. 누적 800억 펀딩

- Naked Hub: 상해/베이징에 22개 호점 운영 중. 베트남, 홍콩, 호주 등에 presence를 갖고 있는데, WeWork에 인수된 후 열심히 안 한다는 제보가 많다. (기사에 발표된 인수가액은 $400mil인데 실제로는 이 금액의 두배 이상을 지불했다는 루머도 있음)

- Justco: 싱가폴 시장의 강자. 싱가폴에 10개 운영해서 접수하고서 최근에 GIC, Frasers로부터 2,000억 펀딩 받아서 아시아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확장 중. 상해에 2개 오픈


3. 싱가폴

한국시장과 매우 비슷하다. 해외 공유오피스 업체들을 정말 많이 만나봤는데, Justco가 패스트파이브와 규모, eoconomics, 성장단계, 고민하는 포인트까지 거의 모든 게 비슷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Justco와 WeWork의 싸움


- Justco: 10개 호점 운영 중. 최근 인도네시아, 태국까지 공격적으로 확장 중. 한국에도 올해 말에 SFC에 800평 규모로 오픈할 예정(SFC는 GIC가 보유하고 있는 건물)이고, 패스트파이브와 서로서로 돕기로 약속함

- WeWork: 7개 호점 운영 중(인수한 Spacemob 포함). 로컬 이슈로 공실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


4. 일본

일본 시장은 특이하게 선진국 중에 공유오피스 시장이 가장 늦게 형성됐다. 경제인구의 평균 나이가 높고, 제조업 비중이 높고, 경제가 역동적이진 않아서라는 평이 많다. 최근에 WeWork/Softbank JV가 공격적으로 오픈하고 있고, 무주공산이라 무난하게 시장을 접수하리라 생각된다.


- WeWork/Softbank JV: 도쿄에 5개 운영 중. 오사카, 후쿠오카 등 타 도시로 확장해서 곧 4개 호점 추가 오픈


손정의 회장이 야후재팬, 아이폰 등을 빠르게 일본 시장에 도입해서 선점한 것처럼 WeWork(공유오피스), DiDi(카쉐어링)와 연합해서 해당 시장들을 안정적으로 선점하는 중


5. 인도네시아

1년 반 전의 한국 시장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로컬 1위인 EV Hive가 19개 호점을 운영하고 있고, WeWork과 Justco가 이제 막 진출해서 각각 1개 호점을 운영 중


- EV Hive: 19개 호점 운영 중. 올해 3개 호점 추가 예정. 한국 투자자들로부터 200억 펀딩

- WeWork: 1개 호점 운영 중. 올해 2개 호점 추가 예정

- Justco: 1개 호점 운영 중. 올해 2개 호점 추가 예정


EV Hive 경영진과는 정기적으로 연락하고 있는데, 내심 WeWork과의 경쟁을 의식하고 있지만, 잘 해내리라 본다. 로컬 이슈는 한국보다 한 세배 정도 빡센 느낌이다. 일단 부동산 정보가 굉장히 불투명해서 매물을 구하는 것 자체가 큰 허들이고, 대중 교통이 발달하지 않아서 lead generation부터 투어까지 연결하는 과정도 쉽지 않다고 한다. (운전해서 데려와서 공간 보여주고 다시 배웅하기도 한다고)


6. 베트남

투자검토를 위해 현지의 공유오피스 업체들을 모두 방문해서 경영진과 미팅을 진행했다. 이제 막 태동하는 시기로 3년 전의 한국시장과 같은 느낌


- Toong: 8개 호점 운영 중. 아쉬운 점은 디벨로퍼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해서 1) 공간의 일관성이 떨어지고, 2) 수익성이 낮음

- UP: 6개 호점 운영 중. Founder가 실리콘밸리 출신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이 있지만 공유오피스 업의 본질에 대한 이해도는 낮아 보임

- Dreamplex: 홈페이지 상으로는 가장 괜찮아 보였는데, TTG라는 부동산그룹의 계열사로 보유한 부동산에서만 운영. 공유오피스가 본업이 아니고, 지배구조에 한계

- Circo: Dreamplex와 반대로 창업팀은 헝그리하고 괜찮지만, 너무 영세하고 이제 2개 호점 운영 중

- Naked Hub: 2개 호점 운영 중. 부동산 계약만 해놓고 공사가 진행 안되고 있음


거의 모든 공유오피스들이 대부분 차 있을 정도로 수요는 충분하지만, 인도네시아와 마찬가지로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았고 여러가지 허들로 인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시장이다.


7. 기타 국가별 로컬업체들

국가별로 로컬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인도(Awfis. 세쿼이어에서 최근 200억 투자), 홍콩(Campfire. 최근 200억 투자유치) 등 글로벌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하기 전에 혹은 위워크가 이미 진입했음에도 로컬업체의 강점을 살려 이미 각자의 영역을 굉장히 탄탄하게 닦아 놓았다.



위워크가 엄청난 자본력과 훌륭한 시스템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아시아 시장에서는 왜 시장을 장악하지 못하고 로컬업체들에게 자리를 내주는 것일까? 위에 언급된 업체들의 경영진을 대부분 만나봤는데(당장 뭘 같이 할 건 아닌데 이상하게 그들이 한국에 오면 그냥 반갑고, 반대로 우리가 현지에 가도 잘 반겨준다ㅎㅎ),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첫째. 로컬업체의 창업팀 및 그들과 호흡하는 임직원들이 갖는 절실함을 위워크의 지사(Branch)가 이겨내기 어렵다. 공유오피스를 운영하다 보면 정말 상상하기 어려운 이슈들을 매일 맞이하게 된다. 절실함과 실행력을 가진 팀을 돈과 시스템으로 이길 수는 없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로컬업체는 돈과 시스템을 갖춰간다.


둘째.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속성 상 global expansion에 시간이 걸리고 로컬업체에게 너무 많은 시간을 줘 버렸다. 패스트파이브도 2015년 초에 시작했고, 우리가 만났던 대부분의 업체들이 빠르면 2015년, 늦어도 2016년에 시작해서 2~3년 만에 자리를 잡았다. 궤도에 오른 로컬업체의 기세를 글로벌 업체가 누르기엔 너무 늦었다.


셋째. 공유오피스가 생각보다 로컬이슈가 많고, 로컬이슈에 따른 비효율에 잘 대응하지 못하면 결국 독이 된다. 국가별로 문화적 차이에 따른 미묘한 로컬이슈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WeWork는 그런 비효율을 제거하지 못한 채 2017~2018년에 걸쳐 무리하게 확장을 한 꼴이 됐다. 많은 업체들이 공통적으로 WeWork이 IPO를 준비하면서 호점수와 입주자수를 KPI로 설정한 걸로 보이고, 비싼 가격에 부동산 계약을 하고 또 이를 채우기 위해 과도한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건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만나 본 모든 업체들에게 위워크는 애증의 관계였다. 같이 시장을 만들어 나가고, 오히려 시장을 빨리 키워주는 파트너이자 때로는 비열한 방법으로 고객을 빼앗아가는 경쟁자이기도 하다. 지난 2개월 간 많은 업체들을 만나면서 너무나도 역동적인 공유오피스 시장이 재밌다는 느낌도 받았고, 패스트파이브가 한국에서 압도적인 1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더 커졌다. 화이팅~


* 패스트파이브는 항상 인재를 채용하고 있습니다. 문의는 ceo@fastfive.co.kr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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