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원래 불공평하다는, 조금 늦은 깨달음

불공평함을 받아들이는 용기, 그리고 성장

by 정상가치
"네, 맞습니다. 인생은 불공평합니다."


이 명백한 사실을 온전히 제 것으로 받아들이기까지 4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젊은 날의 저는, 세상의 모든 불행이 마치 나에게만 집중되는 듯한 억울함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윌리엄 맥레이븐이 그의 저서 <침대부터 정리하라>에서 언급했듯, 우리는 종종 환경이나 배경이 미래를 결정한다고 믿어버립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사춘기 시절, 제 불행의 근원은 언제나 바깥에 있었습니다. 키가 자라지 않는 것도,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것도 모두 부모님 탓이라 여겼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편식과 늦은 취침이 성장을 방해했고,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마음이 관계를 틀어지게 했으며, 노력이 부족했기에 성적은 제자리걸음이었습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뿐입니다. 내 탓으로 돌리는 순간, 모든 책임은 오롯이 저의 몫이 되니까요. 남 탓은 얼마나 쉬운 위안인지요.


그러나 외부에서 원인을 찾는 것은 당장의 마음은 편하게 할지언정, 결국 내 삶의 주도권을 타인에게 넘겨주는 행위와 같습니다. 타인의 시선과 말 한마디에 내면이 속절없이 흔들리고 무너지는 경험, 혹시 당신에게도 익숙하지 않으신가요?


맥레이븐 제독은 해군 특수부대 시절 만난 모키 마틴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철인 3종 경기를 즐기던 그는 자전거 사고로 35년간 휠체어 신세를 졌습니다. 상대는 멀쩡했지만, 그는 누구도, 심지어 운명조차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왜 하필 나야?"라고 묻지 않았습니다.


그에 비하면 저는 얼마나 나약했던가요. 대학 졸업 후 취업에 실패했을 때, 의대에 다니는 동생을 보며 제 처지를 비관했습니다. 3년간 입시학원에서 하루 16시간씩 공부하며 다시 도전했습니다. 모의고사 때 효과를 봤던 우황청심환을 수능 당일에도 먹었습니다. 긴장을 완화해 주리라 믿었던 그 약은, 되려 수학 시험지를 해독 불가능한 기호 덩어리로 만들었습니다. 20분이 넘도록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결국 의대의 꿈은 좌절되었고, 저는 세상을 원망하며 소리 내어 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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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외부의 힘에 직면해서 우리는 운명을 탓하기 쉽다. 운명이 거부한다는 핑계로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진실을 마냥 외면할 수는 없다. 평범한 사람과 위대한 사람이란 모두 삶의 불공평함에 대처하는 그 사람의 태도에 의해 결정된다."
- 윌리엄 맥레이븐, <침대부터 정리하라>


결국 저는 아버지의 권유로 교대에 진학했고, 16년째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인생은 때때로, 아니 자주 불공평합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인정하고 묵묵히 나아갈 때, 우리는 더 단단해질 수 있음을 이제는 압니다.


혹시 당신의 아이가 세상의 불공평함에 좌절하고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세요. "인생에는 원래 그런 순간들이 있단다. 네 잘못이 아니야. 중요한 건 주저앉지 않고 다시 나아가는 거란다." 아이의 감정에 깊이 공감해 주되, 현실을 직시하고 함께 나아갈 길을 모색해 주세요. 실패는 배움의 과정이며,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경험은 무엇보다 값진 '회복 탄력성'을 선물할 것입니다.


우리는 상황 자체를 바꿀 수는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온전히 우리의 선택입니다. 운명을 탓하며 주저앉기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불공평한 인생을 나답게 살아내는 지혜가 아닐까요.


"인생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운명을 탓하지 말고 앞으로 계속 나아가라."
- 윌리엄 맥레이븐, <침대부터 정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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