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삶을 위한 부모의 지혜
"아이가 그토록 원하던 대학에 합격하면, 모든 것이 순조롭게 풀릴 거라고 믿었죠."
"좋은 회사에 취직만 하면, 아이의 인생은 탄탄대로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마치 오랜 동화의 마지막 장처럼, '그래서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결말을 기대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동화와는 사뭇 다릅니다. 하나의 목표를 성취한 후에도, 삶이라는 이야기는 계속해서 새로운 페이지를 넘기기 때문입니다.
많은 부모님이 자녀의 성공을 바라며 헌신합니다. 아이가 소위 말하는 명문대에 들어가고, 선망하는 직업을 갖게 되면 부모로서의 소임을 다했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물론, 목표를 이루는 것은 축하받아 마땅한 멋진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그 성취의 광휘에 가려져, 그 이후 펼쳐질 아이의 긴 인생 여정을 간과하곤 합니다. 어쩌면 우리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성공의 기술만큼이나, 그 성공 이후의 시간을 어떻게 의미 있게 채워갈지, 어떤 가치관을 지닌 어른으로 세상에 발 디딜지 준비하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저는 부모님들과 함께 '성공, 그 너머의 삶을 준비하는 지혜'라는 주제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끊임없이 다음 목표를 향해 달려갑니다. "더 높은 수능 점수", "더 나은 대학으로의 진학", "더 안정적인 직장으로의 취업" 등이 마치 삶의 최종 목적지인 것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토록 바라던 목표 지점에 도달했을 때, 일부 청년들은 예상치 못한 공허감과 마주하게 됩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요? 어쩌면 우리는 성공이라는 화려한 피날레 뒤에 가려진 '진짜 인생'의 무게와 깊이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해주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고명환 작가는 그의 저서에서 이렇게 경고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내가 성공해 돈이 생기고, 권력이 생겼다고 생각해 보자. 그동안 쌓아왔던 긴장이 풀려버린다.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 순간 그동안 참아왔던 내 안의 어둠이 나오기 딱 좋다.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 고명환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에게 "네가 원하는 대학에만 가면 모든 것이 행복해질 거야"라고 말하는 것은, 동화 속 마법 같은 결말을 기대하게 만드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인생이라는 여정은 해피엔딩 이후에도 계속되며, 때로는 그 이후의 이야기가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우리 스스로 먼저 깨달아야 합니다.
가령, 아이가 중학교 첫 시험에서 1등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힙니다. 부모는 아이의 열정을 지지하며 물심양면으로 돕습니다. 아이는 마침내 1등이라는 성과를 거머쥡니다. 그런데, 그다음은 무엇일까요? 그 성취 이후, 아이는 어떤 새로운 별을 바라보며 나아가야 할까요? 때로는 목표 달성 뒤에 밀려오는 허탈감에 아이가 오히려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많은 부모님이 비슷한 고민의 순간들을 마주하셨을 겁니다. "아이가 원하는 바를 이루면, 저절로 잘 성장할 거야." 하지만 그 성공이 종착역이 아니라면, 성공 이후에 아이가 오히려 더 큰 불안감을 느낀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 역시 비슷한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았습니다. 성공은 분명 끝이 아닌 새로운 여정의 시작일진대, 우리 아이들이 그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내면화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맛본 뒤에 찾아올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의 파도와 보이지 않는 압박감을 건강하게 다스리는 법, 부모로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부모의 마음이란 늘 그렇습니다. 우리 아이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결과를 얻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아이의 성적 향상, 명문대 진학, 화려한 스펙 쌓기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곤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아이 눈앞의 단기적인 이정표에만 너무 몰두한 나머지, 더 넓고 긴 인생의 지도를 함께 그려보는 일을 소홀히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고명환 작가의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라는 책에서 깊은 울림을 주는 구절을 다시 한번 마주합니다. 저자는 '성공이라는 가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으며, 그것은 바로 '목표를 달성한 이후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준비'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우리가 흔히 동화의 마지막 페이지처럼 '그래서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문장으로 모든 것이 아름답게 완성될 것이라 기대하지만, 현실의 삶은 그와 다르다는 통찰입니다.
우리는 지금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는가, 아니면 실패하기 위해 노력하는가?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우리는 무조건 성공할 것이고, 그러니 당연히 성공한 이후의 삶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 고명환
아이가 그토록 바라던 대학에 진학하고, 꿈에 그리던 직업을 갖게 되는 멋진 성공을 이루었다고 상상해 봅시다. 그런데 만약 그 성취감에 도취되어 타인에 대한 겸손함을 잃어버리거나, 주변 사람들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지 못한다면 그 성공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마치 정성껏 쌓아 올린 아름다운 탑이 한순간의 실수로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것과 같을 겁니다. 우리가 종종 목격하는 '성공하고 나서 사람이 변했다'는 이야기는, 사실 그 사람이 변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오랫동안 내면을 억누르던 긴장의 끈이 탁 풀리면서, 더 이상 인내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어 본래 지니고 있던 모습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억지로 미소 짓거나, 타인의 비위를 맞출 필요가 사라졌을 때 비로소 나타나는 모습이야말로 그 사람의 진정한 민낯일 테지요.
사춘기 시절부터 더 좋은 성적을 위해, 치열한 입시 경쟁을 위해 수많은 밤을 새우며 참고 견뎌온 우리 아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어쩌면 "이제는 더 이상 참고 견딜 이유가 없어"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더 이상 억지로 책상에 앉아 공부할 필요도 없고, 부모님의 잔소리를 들을 필요도 없다고 여기며 자유를 만끽하고 싶어 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한 학생이 중요한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진심으로 칭찬해 주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최고라도 된 듯 다른 친구들을 은근히 얕보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 순간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공을 쟁취하는 능력만큼이나, 그 성공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그릇, 즉 건강한 인성을 길러주는 것이 부모와 교사의 중요한 책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부모들은 이 '성공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지혜'를 어떻게 자녀 교육에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을까요? "에이, 아직 성공도 못 했는데 벌써 그런 걱정을…"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며, 부모의 가치관과 삶의 태도를 마치 스펀지처럼 흡수합니다. 성공 이후에도 삶은 계속되며, 그 여정이 더욱 행복하고 의미 있는 순간들로 채워지기 위해서는 지금부터의 준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당신의 아이도 분명 눈부신 성공을 이룰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그 성공 이후의 시간을 어떻게 가꿀지 함께 고민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성공한 삶을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을 바로 오늘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아이가 성공 이후의 삶을 건강하게 준비하도록 도울 수 있는 네 가지 실천적인 방법을 제안드립니다.
첫째, 아이와 함께 '성공 이후의 삶'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눠보세요. 아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그 목표를 달성한 후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함께 그림을 그려보는 겁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중요한 목표를 달성했을 때 함께 기쁨을 나누되, "이 성취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혹은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싶니?"와 같은 질문을 자연스럽게 건네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대화가 차곡차곡 쌓이면, 아이는 성공의 순간에도 겸손함을 잃지 않는 단단한 내면을 기를 수 있습니다.
둘째, 결과 그 자체보다는 그 결과를 만들기까지의 과정에서 아이가 보여준 성장에 주목하고 칭찬해 주세요. "이번 시험을 준비하면서 너 자신이 어떻게 달라진 것 같아?"와 같은 질문은 아이 스스로 과정을 돌아보게 합니다. 아이가 기대했던 성과를 얻었을 때, 결과만을 놓고 "역시 넌 최고야!"라고 말하기보다는 "정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네 모습이 참 대단하고 멋지다."와 같이 노력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아이가 크고 작은 성공을 경험할 때마다 인성 교육을 자연스럽게 접목해 보세요. "이 성취를 통해 이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거란다", "더 큰 성공을 이룰수록 더욱 겸손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와 같은 메시지를 통해 올바른 마음가짐을 갖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버드 대학의 장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진정한 성공과 행복의 핵심 비결 중 하나는 바로 '따뜻한 인간관계'라고 합니다. 성공한 기업의 CEO들 역시 도전 정신과 더불어 윤리 의식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는다고 하죠. 즉, 뛰어난 실력만큼이나 훌륭한 인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넷째, 아이와 함께 매일 감사일기를 쓰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일상 속 작은 것들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야말로 성공 이후에 자칫 찾아올 수 있는 교만함을 막아주는 훌륭한 방패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은 자녀들에게 어린 시절부터 돈의 올바른 가치와 함께 기부의 중요성을 몸소 가르쳤다고 합니다. 단순히 많은 돈을 버는 것이 성공의 전부가 아니라, 그 부를 어떻게 사용하고 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삶을 통해 보여준 것입니다. 이러한 가르침이 워런 버핏의 자녀들이 진정한 의미의 성공을 이루고, 그 성공을 건강하게 유지하며 사회에 환원하는 삶을 사는 밑거름이 되었을 겁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도록 꾸준히 이야기해 주세요.
우리 아이들 모두 반짝이는 성공을 넘어, 그 성공을 진정으로 누리고 세상과 나눌 줄 아는 멋진 어른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성공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것은 비단 아이만을 위한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가정 전체의 행복과 성장을 위한 소중한 투자입니다. 오늘부터 아이와 함께 하루를 마무리하며 단 5분이라도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이런 작지만 꾸준한 대화와 노력이 모여 아이의 진정한 행복을 꽃피우고, 나아가 가족 전체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빛나는 미래는 '성공'이라는 결과물 자체뿐 아니라, 그 여정과 성공 이후의 삶을 지혜롭게 가꾸어 나가는 '과정' 속에 있습니다. 저는 이 글을 읽고 계신 모든 부모님과 그 자녀들의 가능성을 굳게 믿습니다. 당신의 아이는 성공한 후에도 세상에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사람으로 자라날 수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아이와 함께 만들어가는 그 길 위에서, 우리 아이의 진짜 행복한 인생이 펼쳐지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