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연구 결과가 내 마음을 깊이 울렸다. 어린 시절 부모와 따뜻한 관계를 맺었던 남성들이 성인이 되어 더 많은 수입을 올렸고, 노년에 더 행복했으며, 치매 걸릴 확률도 낮았다는것. 다니엘 핑크의 <후회의 재발견>에 나오는 이야기다.
우리 모두 자녀가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살기를 바란다. 그런데 정작 그 답은 돈이 아니라 관계에 있었던 것이다. "후회 없이 사랑하라"고 말하곤 했던 나였지만,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다. 때로는 후회하면서 사랑해도 괜찮다고 말이다.
내가 글을 쓰며 가장 자주 마주하는 독자들의 목소리가 바로 "후회"였다. "어릴 때 더 잘해줬어야 했는데", "그때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마음들.
하지만 다니엘 핑크는 말한다. "후회는 건강하고 보편적이며 인간의 필수적인 부분이다. 후회는 가르침을 준다."
예전의 나는 후회를 부정적인 감정으로만 여겼다. 뒤돌아보지 말고 앞만 보며 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제 깨달았다. 후회가 주는 교훈을 따라 우리는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과 소통하며 느끼는 것은, 많은 분들이 "이미 늦었다"고 체념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만약 당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계가 무너졌다면 전화를 걸어라. 직접 찾아가라. 당신이 느끼는 바를 솔직하게 말하라. 어색함을 밀어내고 손을 내밀어라." 다니엘 핑크의 <후회의 재발견>
이미 독립한 자녀에게 먼저 연락할 수 있다. 직접 만나러 갈 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엄마가, 아빠가 그때 그렇게 한 것을 후회한다"고. 마음속 깊이 간직한 감정은 저절로 전해지지 않는다. 말로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는 알 수 없다. 내가 어머니께 어린 시절의 서운했던 기억을 털어놓으면, 어머니는 미안해하시며 "몰랐다"고 하신다. 나 역시 몰랐다. 어린 마음에 부모는 내 모든 속마음을 다 알아줄 거라고 막연히 믿었으니까.
불의의 사고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오늘 누군가에게 상처주는 말을 했는데, 내일 그 사람을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상상하기 싫지만, 그런 일은 실제로 일어난다. 지난주 아버지 병문안 때문에 깜짝 놀란 일이 있었다. 동생이 "전원 모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나는 아버지 상태가 심각하다고 오해했다. 알고 보니 요양병원으로 "전원"하신다는 뜻이었지만, 그 순간의 충격은 잊을 수 없다.
소중한 사람과의 갑작스러운 이별을 우리는 준비하지 못한다. 마음의 준비도 되어 있지 않다. "있을 때 더 잘할걸"이라는 후회가 다음번에는 더 잘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후회 없는 삶은 발전도 없는 삶일지 모른다.
그렇다고 후회의 늪에 빠져 허우적댈 필요는 없다. 후회한다면, 바로 실천하면 된다. 어제 했던 말이 과했다 싶으면 오늘 아침 일어나자마자 사과하면 된다. 오랜 친구와 사소한 일로 멀어졌다면 먼저 전화하면 된다. 친구의 연락을 기다리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간단하다. 그 친구도 후회하고 있을 테니까. 단지 먼저 연락할 용기가 없을 뿐이다.
배우자에게, 자녀에게, 친구에게, 동료에게 솔직하게 마음을 전하면 된다. 다니엘 핑크의 표현처럼 "어색함을 밀어내고 손을 내밀면" 된다. 상대방도 똑같이 후회하고 있다. 다만 용기가 부족할 뿐이다.
오늘 하루, 당신이 후회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먼저 손을 내밀어보는 건 어떨까? 비록 어색할지라도, 죽을 일은 아니지 않은가.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당신을 드러내지 않으면 그 관계는 영원히 잃게 될지도 모른다.
다니엘 핑크의 <후회의 재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