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삶과 내 감정, 내가 얻는 모든 결과를 책임진다.
<밥 프록터 부의 시크릿>, 밥 프록터 지음
"하필 오늘 차가 막혀서 늦었어.", "그때 그 사람이 도와줬더라면 결과가 달랐을 텐데."
살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순간, 내 삶의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외부의 탓으로 돌리곤 할까요. 비단 어른들의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엄마가 안 깨워줘서 지각했잖아.", "선생님이 시험을 너무 어렵게 냈어." 10대 자녀를 둔 부모라면 이런 변명들이 무척 익숙하게 들릴 겁니다. 계획이 틀어지거나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 남과 환경을 원망하는 것은 가장 손쉬운 방어기제이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학창 시절의 부진은 형제들보다 사랑받지 못한 탓이라 여겼고, 세 번의 의대 도전 실패는 그저 운이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깨달았습니다. 그 모든 결과의 중심에는 바로 '나' 자신이 있었다는 것을. 모든 것은 제 선택이었고, 제 책임이었습니다.
밥 프록터는 그의 책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자신의 삶과 감정, 모든 결과를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처음 이 문장을 마주하면 숨이 턱 막힙니다. 책임과 자유. 마치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단어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책임은 우리를 옭아매는 굴레 같고, 자유는 그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는 해방처럼 다가오니까요.
하지만 이 문장의 핵심은 '결정권'에 있습니다. 내 삶의 모든 선택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이 나에게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내 행복과 불행의 결정권을 타인이나 환경에 넘겨주지 않겠다는 선언입니다. 내 삶의 작은 부분까지도 나의 허락 없이는 누구도 침범할 수 없다는 주체적인 태도.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의 시작이 아닐까요. 더는 누군가의 눈치를 보거나 세상을 원망할 필요가 없어지는 순간입니다.
이 원칙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밥 프록터의 말을 빌리자면, "아이가 얼마나 공부를 잘할지, 어떻게 하루를 보낼지, 어떻게 활발한 학교생활을 할지에 대한 책임은 아이 자신에게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부의 성패도, 하루의 계획도, 친구 관계도 모두 아이의 책임입니다. 부모의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 역시 자신의 선택과 그 결과에 온전히 책임을 질 때, 비로소 자유로운 존재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중요한 책임감을 어떻게 아이들의 삶에 스며들게 할 수 있을까요? 거창한 훈계 대신 작은 선택권을 주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겁니다.
"방 정리는 네 선택이야. 정리하면 기분이 상쾌할 거고, 안 하면 친구가 놀러 왔을 때 조금 부끄러울 수 있어. 네가 결정해봐."
"숙제를 할지 말지도 네 선택이란다. 하면 칭찬을 받겠지만, 안 하면 선생님께 꾸중을 들을 수도 있어."
선택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를 아이 스스로 경험하게 하는 것입니다. 친구들 앞에서 지저분한 방 때문에 창피를 당하는 것도, 숙제를 안 해 선생님께 혼나는 것도 온전히 아이의 몫이 될 때, 아이는 다음 선택의 무게를 실감하게 됩니다.
물론 아이들은 미숙합니다. 특히 충동과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전두엽이 발달 중인 사춘기 아이들은 당장의 즐거움에 빠져 미래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 뇌 발달상 근시안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옳고 그름을 알려주고, 선택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가 되어야 합니다.
오늘부터 우리 스스로에게, 그리고 아이들에게 작은 책임의 선물을 건네보는 것은 어떨까요?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도, 내가 보내는 하루도, 내가 맞이할 미래도 모두 나의 선택이자 책임"이라는 마음가짐. 그 단단한 중심 위에서 부모와 아이 모두 진짜 자유를 향한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