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좋은 책도 팔리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할 수 없으니까요."
책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글이 세상에 닿기를 꿈꿉니다. 저 역시 부모 교육에 관한 책을 쓰며 그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원고를 다듬는 과정에서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수많은 책의 숲에서 독자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 책들은 대체 무엇이 다를까?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서점으로 향했습니다.
오늘 저는 독자의 입장이 되어보기로 했습니다. 부모 교육 코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베스트셀러 세 권을 골라, 구매를 결정하는 가장 첫 관문인 '목차'를 꼼꼼히 들여다봤습니다. 작가가 어떤 의도로 목차를 설계했는지, 독자는 그 안에서 어떤 가치를 발견하는지 그 연결고리를 파악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책은 대니얼 시겔의 『부모의 내면이 아이의 세상이 된다』였습니다. 이 책은 '어떻게(How)'라는 질문에 집중합니다. '어떻게 평정심을 유지할까?', '어떻게 아이와 소통할까?'처럼, 독자가 현실에서 마주하는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목차가 명확히 제시하고 있었죠. 단 몇 개의 소제목만으로도 책값 이상의 지혜를 얻어갈 수 있겠다는 확신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다음으로 천근아 교수의 『느린 아이 부모 수업』은 '느린 아이'라는, 부모라면 한 번쯤 품어봤을 걱정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목차는 '느린 아이란 무엇인가'에서 시작해 진단, 훈육, 학습법으로 이어지는 논리적인 흐름을 보여줍니다. 특히, 약물 치료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하는 소제목들은 전문가의 깊이 있는 통찰을 기대하게 했습니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막연한 불안을 해소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용기를 얻을 수 있겠지요.
마지막으로 김종원 작가의 『부모의 어휘력을 위한 66일 필사 노트』는 감성적인 접근이 돋보였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와 같은 소제목들은 그 자체로 지친 부모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위로였습니다. 66일간의 필사 여정을 통해 부모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목차의 구성은, 마치 작가에게 매일 따뜻한 코칭을 받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2만 원 남짓한 책 한 권으로 얻는 내면의 성장은 그 가치를 따질 수 없겠죠.
이 세 권의 책을 통해 깨달은 것은 명확합니다. 성공적인 책의 목차는 단순히 내용의 나열이 아니라, 독자의 가장 깊은 고민에 말을 걸고 그들이 원하는 가치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약속'과도 같다는 사실입니다. 독자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혹은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그 약속을 보고 기꺼이 지갑을 엽니다.
제 책도 누군가에게 그런 약속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2만 원이라는 돈이 결코 아깝지 않은, 그 이상의 가치를 선물하는 책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원고를 고쳐 씁니다. 책 쓰기라는 여정은 결국 독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