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운이 좋았다는 말 뒤에 숨겨진 것들

by 정상가치
"결과는 오직 노력의 산물이다. 당신이 지금까지 이룬 것, 지금 당신이 누리는 것 그리고 가진 모든 것에 자랑스러워해도 된다. 왜냐하면 모두 당신이 직접 이룬 것이기 때문이다. 노력 없이 그 어떤 것도 자연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좋은 것만, 오직 좋은 것만>, 최대호


우리는 종종 성공한 이들에게서 겸양의 미덕을 봅니다. 최대호 작가 역시 그랬습니다. 2014년, SNS라는 블루오션에 우연히 발을 들였고, 그 덕에 여러 권의 책을 낸 작가가 되었다고, 그는 자신의 성공이 '억세게 좋은 운' 덕분이었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독자들의 응원과 주변의 인정을 받을 때조차,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합니다. 성공에는 분명 우연이라는 변수가 크게 작용하니까요. 같은 노력을 기울여도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감독의 인터뷰가 그의 생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습니다. 바로 제가 서두에 인용한 저 문장이었습니다. "결과는 노력의 산물이다." 이 말을 다시 곱씹어보니, 이전과는 다른 깊이로 다가왔습니다. 그저 원인과 결과를 설명하는 중립적인 문장이 아니라, 우리가 쏟아부은 노력의 가치를 폄하해서는 안 된다는 강한 울림이었습니다.


저는 교단에 서는 사람입니다. 특히 수학 시간에는 매 단원이 끝날 때마다 평가를 봅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깨닫고 채워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입니다. 예전에는 100점을 맞은 아이가 나오면 손을 들게 하고 아낌없이 칭찬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그만두었습니다. 만점을 받지 못한 다른 아이들을 배려한다는 명목 아래서였죠.


최대호 작가의 글을 읽고, 제 생각이 짧았음을 깨달았습니다. 100점이라는 결과는 결코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수업에 온전히 집중하고,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홀로 책상에 앉아 고민한 시간들이 쌓인 노력의 명백한 증거입니다. 저는 아이들에게서 자신의 노력을 자랑스러워할 소중한 기회를 빼앗고 있었던 겁니다.


비록 1학기는 이미 지났지만, 다가오는 2학기부터는 다시 칭찬을 시작하려 합니다. 100점을 맞은 아이에게, 그 성취를 마음껏 자랑스러워해도 좋다고 말해주겠습니다. 그것은 온전히 너의 노력으로 얻어낸 값진 결과라고, 노력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저절로 피어나지 않는 법이라고 말입니다.


이 깨달음은 제 자신에게도 향합니다. 오늘로써 546번째 글을 발행한, 블로그 역시 제 노력의 산물입니다. 2025년 3월 25일에 첫 글을 쓴 이후, 546일이라는 시간 동안 꾸준히 기록을 쌓아왔습니다. 그 결과 5,089명의 소중한 이웃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사실이 무척이나 자랑스럽습니다. 제가 직접 키보드를 두드려 이뤄낸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는 모든 창작자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지금까지 써온 글들, 쌓아온 기록들, 그리고 그로 인해 얻은 모든 결과에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말입니다. 그것은 모두 당신의 노력으로 직접 일군 소중한 것들이니까요. 당장의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괜찮습니다. 당신의 노력은 사라지지 않고, 언젠가 반드시 눈부신 결과로 모습을 드러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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