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국수를 먹으러 왔을 뿐인데 번호 대신 이름이 불리니 마치 초대받은 느낌이 든다고도 하시고요.
<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 김윤정
단지 이름이 불렸을 뿐인데, 익명의 존재에서 한 사람의 손님으로 초대받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딱딱한 숫자로 가득한 세상에서 잠시 잊고 있던 인간적인 온기를 마주하는 순간이다. 어제 오후, 나는 동네 삼성 A/S 센터에서 바로 그 온기를 경험했다.
사건의 발단은 운동할 때마다 내 손가락을 지키던 갤럭시 링의 작은 반란이었다. 충전이 되지 않는 문제를 확인하고 찾아간 서비스 센터는 평일 오후임에도 제법 분주했다. 대기 번호 2번. 스마트폰을 꺼내 내가 쓴 글의 오탈자를 살피며 잠시 기다리자, 휴대폰 뒷자리를 부르는 기계적인 호명 사이로 낯선 부름이 들렸다. 내 이름이었다.
나를 담당한 젊은 여성 기사님은 내 스마트폰을 건네받아 수리 모드로 전환하는 동안, 먼저 맡은 제품의 수리가 마무리될 때까지 잠시 기다려달라 양해를 구했다. 나는 센터에 비치된 공용 PC로 시간을 보내다 다시 한번 내 이름이 불리는 소리에 자리로 향했다. 다른 기사님들은 여전히 숫자로 고객을 부르고 있었기에, 그의 행동은 유독 돋보였다. 숫자는 고객을 만들지만, 이름은 관계를 시작하는 손님을 만든다. 그 작은 배려에 이미 마음 한편이 따뜻해졌다.
아쉽게도 내가 쓰는 제품은 판매량이 많지 않아 부품이 없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갤럭시 링과 크래들(충전기)의 수리비를 합쳐 15만 원이 넘는다는 설명에 나도 모르게 표정이 굳었던 모양이다. 닷새 뒤를 기약하며 감사 인사를 전하고 센터를 나섰다.
집으로 향하는 길,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스팸 전화이길 바라며 망설이다 받았는데, 놀랍게도 방금 전의 그 기사님이었다. "고객님께 너무 좋은 소식이라 바로 전화드렸어요." 그의 목소리는 genuinely 기쁨에 차 있었다. 수리비를 할인받을 방법을 찾았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가 찾아낸 할인 금액보다, 고객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전화를 걸어준 그 마음에 더 크게 감동했다.
한 사람의 진심 어린 태도는 때로 기업의 전체 이미지를 바꾼다.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고객을 응대하고, 자신의 일이 끝난 후에도 고객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는 모습에서 나는 '프로'의 품격을 보았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역시 A/S는 삼성'이라는 오래된 명제를 다시금 떠올리고 있었다.
어쩌면 기사님에게 나는 수많은 고객 중 한 명일 뿐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사소함이 모여 세상을 한 스푼 더 친절하고 행복하게 만든다.
우리가 진심을 다할 때, 상대방도 우리에게 마음을 열어준다는 단순하고 명쾌한 진리는 힘이 강했습니다.
<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 김윤정
그의 태도는 나에게 진심의 힘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지금, 나는 그의 친절을 기꺼이 세상에 전하는 메신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