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자녀와 연결되는 통로, '교집합'을 찾아내다

by 정상가치

사춘기,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낯선 섬에 표류하는 시간입니다. 아이는 정서적 독립을 위해 끊임없이 부모와 거리를 두려 하고, 부모는 그런 아이를 이해하지 못해 엇박자를 내기 십상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 낯선 섬에서 아이와 길을 잃지 않고 함께 걸어갈 수 있을까요?


저는 그 해답을 사카모토 와카의 책, <카피의 격>에서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저자는 상품을 판매하려면 상품과 소비자가 서로 연결되는 '교집합'을 찾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교집합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도 소비자는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라며 외면하게 된다는 것이죠.


이 통찰을 부모와 자녀 관계에 그대로 적용해봤습니다. 부모가 사춘기 자녀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싶다면, 부모의 생각과 아이의 관심사 사이에 교집합을 찾아야 합니다. 이 공통된 항목이 없으면 아이는 부모의 말을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로 치부하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립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와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인 '훈계'에 가까운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공부 좀 해라", "방 청소 좀 해", "친구랑 잘 지내라" 같은 말들은 아이에게 와닿지 않습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좋은 조언이라 생각하지만, 아이는 관심이 없으니 마음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소통의 벽을 허물 수 있을까요? 바로 아이의 관심 분야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단순히 '친구, 게임, 연예인'으로 단정하기엔 아이들의 세상은 훨씬 복잡하고 다채롭습니다.


구체적으로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첫째, 질문하기입니다. 아이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세요. 아이의 학교나 친구들 사이에서 어떤 것이 유행하는지, 어떤 것에 열광하는지 말이죠. 얼마 전 딸아이에게 물어보니, 유치원에서 '이탈리안 브레인 롯'이라는 인공지능 그림 캐릭터가 유행이라고 하더군요. 침팬지 머리에 바나나 몸통이 달린 괴상한 동물들인데, 남자아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대단하다고 합니다. 저도 즉시 검색해보고 함께 보며 신기해했습니다. 이렇게 질문을 통해 아이의 작은 관심사라도 함께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연결고리가 만들어집니다.


둘째, 관찰하기입니다. 아이의 일상 속에서 힌트를 찾아보세요. 한 학생이 수업 시간에 집중을 못 하다가도, 자유 시간에는 '이탈리안 브레인 롯' 퀴즈 영상을 보며 정답을 척척 맞추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아이의 부모님은 아이가 어떤 것에 이렇게 열정적인지 알고 계실까요? 가정에서도 아이가 어떤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고, 어떤 앱을 자주 사용하는지 자연스럽게 관찰해 보세요. 직접적으로 묻기보다 대화 중에 슬쩍 물어보면, 아이들은 의외로 신나서 자세히 설명해 줍니다. 아이의 열정을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아이의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셋째, 함께하는 시간입니다. 아이와 함께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등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는 자신도 모르게 신나서 이야기하는 순간이 있는데, 그때가 바로 아이의 진짜 관심사를 포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이렇게 아이의 관심 분야를 찾으셨다면, 이제 부모님의 이야기를 그 관심사와 연결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FPS 게임에 관심이 많다면 "네가 좋아하는 발로란트에서도 팀원과 협동이 중요하듯, 인생에서도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단다"라고 이야기해 줄 수 있습니다.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통해 이야기를 들으니 거부감 없이 귀 기울이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정'입니다. 부모와 자녀의 세대 차이를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저희가 어렸을 때는 스마트폰도, 아이돌도, 인터넷 게임도 없었습니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의 가치관이나 관심사가 다른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어린 시절에 심심해서 책을 읽던 저와 달리, 요즘 아이들은 심심하면 스마트폰을 봅니다. 이를 무조건 '나쁘다'고 판단하기보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 다름 속에서도 '교집합'을 찾아 끊임없이 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관심사를 존중하면서, 부모님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 일방적인 훈계보다 훨씬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오늘 말씀드린 질문, 관찰, 시간 세 가지를 통해 아이와의 관계에 엉킨 매듭을 푸는 실마리를 찾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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