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의 일에 만족하고 계신가요? 어쩌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퇴사나 이직이라는 단어를 조용히 되뇌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제 이야기는 당신이 걷고 있는 그 길 위에서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을 돌아볼 작은 계기가 될지도 모릅니다.
작년의 저는 그랬습니다. 14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하게 처음 발령받은 전교생 50명의 작은 학교는 제게 감당하기 벅찬 무게로 다가왔습니다. 과중한 업무, 때로는 마음을 지치게 하는 관계들 속에서 저는 길을 잃었습니다. 편안함에 너무 오래 머물렀던 탓일까,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찾아 헤맸습니다. 그것이 글쓰기였고, 독서였습니다.
유명 작가 멜 로빈스는 "모든 게 자신의 선택"이라고 말합니다. 맞습니다. 제가 한 가정의 아빠이자 남편이라는 사실이 제 선택을 가로막는 족쇄가 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아내 혼자 버는 수입으로는 지금의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영향은 있겠지요. 하지만 삶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에겐 언제나 다른 선택지가 존재하니까요.
그 믿음으로 저는 새로운 길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낯선 세계에 뛰어들어 생전 해보지 않던 SNS를 시작했습니다. 틱톡과 유튜브, 인스타그램과 스레드까지. 오직 블로그에 글만 쓰고 싶다는 소박한 마음은 종이책 투고라는 대담한 도전으로 이어졌습니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은 코치님의 격려가 있었지만, 마지막 방아쇠를 당긴 것은 언제나 저 자신이었습니다. (물론 발표에 대한 '지식의 저주'에 걸려 전자책 만들기를 중간에 포기하는 실패도 맛보았습니다.)
그런데 제 삶의 경로를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틀어버린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종이책을 완성하고 난 뒤였습니다. 교육에 대한 제 모든 것을 쏟아내고 교직을 떠나리라, 그 원대한 꿈을 품고 40여일간 원고에 매달렸습니다. 하지만 원고를 마무리하며 깨달았습니다. 저는 단 한 번도 교육에 진지하게 마주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책에 썼던 감사 일기와 긍정 확언의 힘. 정작 제 교실에서는 시도조차 해보지 않은 탁상공론이었습니다. 뒤늦게나마 아이들과 아침마다 긍정 확언을 외치고 매일 감사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5개월이 지나자 놀라운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매일 지각하던 아이들이 일찍 등교했고, 교실에서의 다툼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아이들의 표정이 밝아졌습니다.
16년간 교사로 일하며 단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성취감이었습니다. 부모님의 권유로 교대에 갔고, 친구들을 따라 임용고시를 보고, 동료들을 보며 그저 하루하루를 버텨왔습니다. 그랬던 제가, 퇴사를 결심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보낸 지난 1년 동안 가장 밀도 높은 교직 생활을 경험하는 아이러니를 마주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 학교에 남아있습니다. 떠나기 위해 시작했던 몸부림이 오히려 저를 제자리에 더 깊이 뿌리내리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쓴 이론이 교실에서 아이들의 성장을 이끄는 확실한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제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 저는 이곳을 떠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지금 당신의 일을 어떻게 마주하고 있나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나 승진을 위한 과정이라는 이유는 잠시 접어두고 질문해보세요. 만약 그곳을 떠나기로 결심했다면, 어떻게 하면 가장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선택은 언제나 당신의 몫입니다. 그리고 때로는 떠나려는 그 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발견하기도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