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아침이다. 속이 부대낀다. 어제 결국 문 밖에 있던 차가운 치킨을 에어프라이어에 데워 먹었다. 화가 나도 돈은 아까우니까. 내일 마주할 아이들의 시선이 두렵다. 경멸할까? 비웃을까? 내 오른손의 멍을 보며 수군거릴지도 모른다.
출근하지 말까? 아프다고 핑계를 댈까? 아직 쓸 수 있는 병가와 연가가 남았다. 그런데 내일 도망치면? 모레는? 그다음 날은? 계속 도망칠 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에 뒤척였다.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눈을 떠보니 눈도 뻑뻑하다. 오른손에 멍이 짙어졌다. 병원에 가지도 못 했다. 왜 다쳤는지 의사에게 설명할 자신이 없었다.
발걸음이 무겁다. 어제 그렇게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질렀다. 교탁을 세게 두들겼다. 멍든 내 주먹과 금이 간 교탁. 조금만 참으면 됐는데. 지금까지 잘 참았는데, 왜 어제 그렇게 폭발했는지. 무슨 낯으로 학생들을 볼 지 막막하다.
어찌어찌 교실 앞까지 도착했다. 어떻게 왔는지 기억도 안 난다. 교실 문을 열기가 두렵다. 그렇게 많이 열었던 문인데 낯설다. 심호흡을 하고 문을 열었다. 평소라면 시끄러웠을 교실이다. 실은 문을 열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 아이들은 내 눈치만 보고 있다. 숨 막히게 조용하다. 지독한 후회와 두려움이 교차한다.
묘한 기분이 든다. 그래, 내가 원했던 교실이 이런 모습이었다. “통제된 교실” 숨 막히는 고요함이 내가 원하는 것이었다. ‘만족하냐?’ 아니다. 내가 원한 건 이런 게 아니었다. 이건 공포다. 가짜 평화다. 난 이제 이것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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