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다정함 미리 당겨서 쓴 대가

by 정상가치

새벽 3시 27분.

깜깜해진 방 안에 파란 액정이 내 얼굴을 비춘다. 넷플릭스에서 미드를 이어서 보고 있다. 내용이 딱히 재밌진 않다. 그저 충혈된 눈으로 화면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알고 있다. 지금 폰을 끄고 잠들지 않으면 내일 아니 오늘 하루가 힘들 거라는 걸. 하지만 폰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그래, 이건 보상이다. 오늘 하루 화를 내지 않고 수업도 열심히 했다. 수업이 끝나고 교무실을 오가며 에듀파인으로 공문도 처리했다. 내일 수업 준비도 완벽하다. 이제 내 시간이다. 오늘 쉴 새 없이 바빴다. 내게도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한 시간을 더 버티다 결국 새벽 4시 반에 잠들었다. 7시 30분부터 울린 알람을 8시에 껐다. 결국 3시간 정도 잤다. 잠을 잤다기 보단 눈을 붙였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세수를 하면서 거울을 보니 눈 전체가 빨갛게 충혈됐다. 머리가 지끈거린다. 편두통이다. 냉장고에서 레쓰비를 하나 꺼냈다. 한 캔을 마셔도 정신을 차릴 수 없다. 두 번째 캔을 마신 뒤에야 간신히 8시 30분까지 출근할 수 있었다.


3교시 사회 시간. 어제까지의 나라면 충분히 참을 수 있는 가벼운 소음이 오늘따라 거슬린다. 시야가 다시 좁아진다. 어제 느꼈던 그 넓은 시야는 온데간데없다. 아이들의 모든 말과 행동이 내 신경에 거슬린다.


어지럽다. 세상이 도는 느낌이 든다. 나도 모르게 교탁을 잡았다. 전자 칠판에 띄워 놓은 수업 파워포인트를 봐도 아무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내 머릿속에서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야! 조용히 안 해! 수업을 할 수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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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가치(정상으로 같이 가시죠 ◉ 2024년 6월 10일부터 매일 쓰고 있습니다. ◉ 부자가 되고 성공하는 마인드셋에 대해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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