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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통 Jan 13. 2019

멘토를 만나다 (8) 콘서트사회로 소통의 즐거움을 알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성취감을 느끼며 좋아하는 일 찾기]

2006년 9월 초. 사사키씨의 살롱콘서트 통역 의뢰 받았다. 여태까지는 일본어 통역으로 출연했는데 이번에는 통역 겸 MC 역할을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새로운 경험을 하는 즐거움과 도전하고 달성했을 때의 성취감을 맛보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하겠다고 대답했다.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서 멘트를 작성해봤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때의 즐거운 기분을 경험했다.


이번 공연은 작은 규모의 콘서트홀에서만 가능한 토크 타임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MC 역할을 맡아서 진행을 하면서 이사오 사사키씨와 관객들을 이어주었다. 200석 규모의 아담한 공연장에서 사사키씨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 받기도 했고, 사사키씨가 곡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기도 했다. 모두들 사사키씨의 음악을 즐기기 위해 순수하고 열린 마음으로 모였기 때문에 긴장하지 않고 편안하게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사사키씨가 한국어로 ‘내 친구를 소개합니다.’라고 말씀하신 후에 사사키씨와 나의 인연을 이야기할 때는 모두 한 마음으로 공감하고 감동해주었다. 



연주 중간중간에 토크타임을 위해서 무대에 올랐는데 나중에는 등장할 때부터 관객들이 키득키득 웃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멘트를 준비했는데 관객들이 많이 웃어서 보람을 느꼈다. 그렇게 2회 공연 동안 MC를 보면서 사람들과 좋은 이야기를 공유하고 공감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날 밤 너무나 가슴이 벅차서 새벽 늦게 까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공연 후기에 통역이 너무 재미있었다는 글도 올라왔고 그 뒤로 2년이 지난 후에 ‘사사키씨 살롱 콘서트에서 통역했던 분이지요? 사연도 좋았고 너무 재미있었어요.’하고 말을 걸어주는 관객도 있었다. 나중에 사람들과 이야기를 통해서 웃음과 감동을 나누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사사키씨 덕분의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내가 어떤 것들을 좋아하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게 되었다.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하는 보람과 즐거움을 알게 되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이야기를 통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통역이 끝난 후에 페이를 받았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가슴 뛰는 경험도 하고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봉투’라고 적어놓고 지금까지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이렇게 즐겁구나!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구나!’ 


앞으로도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것을 위해서 대학을 다닐 때 미리 적극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관심 있는 분야에 열중하면 자연스럽게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기 마련이다. 몰입하면서 경험을 얻고 성취감을 느낀다. 그것이 중요하다. 한 번 성취감을 느껴본 사람은 더욱 적극적으로 시도한다. 가끔 실패하더라도 값진 경험으로 받아들이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개선해서 다시 도전한다. 도전해서 성공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자신감이 강해진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잘 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능력도 향상된다. 그 능력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우리는 프로가 된다.


이 모든 것이 텅 빈 로비에서 20분 더 기다렸던 것에서 시작되었다. 처음부터 거창한 행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 어떻게 이어질지는 몰랐지만 작지만 큰 용기를 냈을 뿐이다. 20분 더 기다리거나 손편지를 쓰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행동이지만 모두가 하지는 않는다.


나의 경험이 정답이 될 수는 없겠지만 독자 여러분도 이 글을 읽고 관심 있는 분야에서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작은 행동을 해봤으면 좋겠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는 스스로 찾아야 한다. 아무도 대신해주지 않는다. 가슴뛰는 경험으로 내 삶을 채우자. 작지만 큰 용기를 내어 다양한 경험을 쌓고 그 경험들이 이어지는 과정을 통해 좋아하는 일을 찾았으면 좋겠다.


 2014년 전국 투어 중간에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미니 콘서트가 열렸다. 공연이 끝난 후 다른 관객들은 다 돌아갔는데 안경 쓴 대학생이 혼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 남학생은 약간 긴장한 듯 큰 목소리로 사인을 받아도 되는지 물었다. 사사키씨가 웃으면서 사인을 해주셨다. 순간 2001년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사사키씨가 예전의 나를 보는 것 같다고 하셨다. 그 학생은 다른 사람들이 돌아갔을 때도 남아서 기다렸다. 작지만 큰 용기를 냈다. 아마 그 학생도 나처럼 그날의 경험을 바탕으로 좋아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그 결과 가슴 뛰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열정을 가지고 작지만 큰 용기를 낸 사람에게 성공의 기회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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