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더라도 노력한 경험과 성장한 실력은 없어지지 않는다]
다음 학기 선발을 위해서 집중적으로 준비하던 도중에 드디어 교환학생 공지가 올라왔다. 미국으로 가고 싶었지만 미국 교환학생에 지원할 때 3가지 조건이 나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첫째, 낮은 학점이 발목을 잡았다. 영어권 중에서는 미국 대학이 가장 경쟁률이 높았다. 토플 점수는 다른 경쟁자들과 대등하지만 학점에서 밀려서 합격이 쉽지 않았다.
둘째, 교류협정을 맺은 미국 대학은 아칸소와 델라웨어, 하와이등에 위치해있어서 내가 가고 싶어하는 캘리포니아나 뉴욕과는 거리가 있었다.
셋째, 일본의 경우는 장학금이 일부 지원되었지만 미국 대학의 경우는 장학금 지원이 없었다.
이런 여건들로 고민이 되었지만 영어권으로 가기 위해 지금까지 준비해왔으니 일단 영어권 교환학생에 지원을 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합격자 발표를 기다렸다. 하루에도 몇 번씩 대외협력과 홈페이지를 들락날락했다. 드디어 합격자 공지가 올라온 것을 보고 떨리는 마음으로 합격자명단을 확인했는데 내 이름은 없었다. 불합격이었다. 재수강으로 학점을 끌어올리고 원하는 토플 점수도 받았으나 역부족이었구나. 대외협력과에 가서 확인해 보니 합격자들과 비교했을 때 토플 점수는 대등했으나 낮은 학점이 발목을 잡았다고 했다.
열심히 노력한 만큼 실패했을 때 실망감도 컸다. 교환학생에 선발되기 위해서 다른 모든 것들을 참아가면서 토플과 재수강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기에 상실감을 느꼈다.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불합격이라니! 허무했다.
‘지금처럼 노력해도 합격하지 못 한다면 더 이상 공부할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닌가?’
그 동안의 노력이 헛된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내가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 것인지 회의감이 들었다. 발표가 난 후 한동안 공부에서 손을 놓고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
매번 한 번에 성공한다면 좋겠지만 불가능하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그 사실을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지만 지금 겪고 있는 실패는 쓰디쓰고 고통스럽다. 실패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럴 때는 한 발짝 뒤로 물러나서 생각해보자.
'누구를 위해서 하는 일인가?'
내가 원해서 하는 일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선택해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흔들리던 마음이 안정되었다. 비록 선발되지 않았으나 얻은 것이 분명히 있었다. 스스로 원하는 것에 몰입해본 경험이 생겼다. 그 동안 노력해서 올려놓은 학점과 외국어 실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 동안의 노력을 후회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다시 교환학생에 도전하기로 결정했지만 얼마 후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도전을 할 때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수시로 들기 마련이다. 다음 번에 합격한다는 보장은 없다. 또 다시 실패할지도 모르기에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한 번 실패의 아픔을 맛보았기에 더욱 망설여졌다. 하지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실패했지만 계속해서 수업에 충실하고 토플을 더 준비하면서 다음 학기 선발을 노리기로 했다. 지금 이 순간은 힘들게 느껴질지라도 성공을 위해 반드시 통화해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