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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통 Jan 13. 2019

해외에서 인턴하기 (1) 면접 스터디와 계속되는 불합격

[매번 이길 수는 없다. 중요한 1승만 하면 된다]

4학년 1학기가 시작됐다. 여름 방학 인턴을 목표로 가장 경험해보고 싶은 회사 5곳을 정한 후에 자기 소개서와 지원서를 작성했다. 지원할 때는 자신만만했으나 서류 합격자 발표일이 되어도 합격메일은 오지 않았다. 불합격일 경우 연락을 아예 주지 않는 경우도 많아서 취업 카페에서 누군가가 서류 합격 메일을 받았다는 글을 읽고 나서야 '아! 난 떨어졌구나.' 하고 알 수 있었다. 인턴이 취직보다 힘들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이렇게 치열할 줄은 몰랐다. 인턴 선발 인원이 신규채용에 비해서 훨씬 적기 때문에 경쟁률이 대단히 높았다. 처음엔 목표가 확실했지만 지원한 회사로부터 불합격 소식이 하나 둘씩 들려오자 점점 자신감을 잃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동기들이 어느 기업에 인턴 지원서를 넣었다는 얘기를 들으면 왠지 나도 지원해야 할 것 같았다. 어느 샌가 나도 모르게 관심이 없던 회사에 지원서를 쓰려하는 나를 발견했다. 



거듭된 서류전형 탈락으로 자신감이 떨어지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불안한 마음에 면접 준비에 집중하지 못하고 부정적인 생각에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겼다.


‘이대로 한 군데도 합격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생각해보면 우리는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실패했을 때 상실감과 좌절감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럴 때는 명심하자. 우리에겐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불합격한 결과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 어차피 모든 면접에 합격하더라도 한 곳에서만 인턴을 할 수 있다. 그래, 딱 한 곳만 합격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불합격에 좌절하는 대신에 다음 도전을 준비했다.




<스터디는 필수>


스터디에 가입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로 했다. 스터디에 가입하면 멤버들과 함께 정해진 시간에 일정한 분량을 연습하고 확인하는 강제성이 있기에 미루지 않고 준비할 수 있고 서로 피드백을 해주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이때 어떤 스터디에 가입하느냐가 중요하다. 목표가 확실하고 책임감 있게 스터디 활동을 하는 그룹에 들어가야 한다. 면접이나 스터디 그룹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내 경우에는 4학년 1학기 여름 방학 인턴을 목표로 했지만 4학년 2학기이거나 이미 졸업한 학생들과 함께 스터디를 했다. 면접을 해본 적이 없었지만 스터디 멤버들의 경험을 듣고 면접 분위기를 간접경험하고 주의해야 할 점을 알 수 있었다. 자기소개서를 서로 첨삭하면서 피드백을 주고 받았고 모의면접을 실시했다. 지원자의 입장으로 참여했을 때는 면접 연습이 되었고 면접관의 입장으로 참여했을 때도 상대방의 장단점을 보면서 좋은 점은 배우고 나쁜 점은 조언해주면서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명심했다. 


면접스터디를 하면서 부족하다고 느낀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혼자서 연습을 하기로 했다. 디지털카메라의 동영상기능으로 내 자신의 모습을 녹화하면서 면접 연습을 해봤다. 효과는 한마디로 놀라웠다.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진지한 자세를 가졌는데 녹화된 영상을 보고 내 표정이 그렇게 어두워 보이는지 처음 알았다. 면접스터디를 하면서 좀 더 밝은 표정을 하라는 조언을 들은 적이 있지만 직접 보고 나서야 반드시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식적으로 웃으려고 노력해도 나중에 확인한 카메라에 비친 내 얼굴 표정은 너무나도 진지했다. 동영상을 확인하면서 연습을 한 덕분에 처음의 어두운 모습에서 점점 밝아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면접 준비를 하고 있다면 꼭 동영상을 찍어서 직접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자. 피드백을 100번 받는 것보다 자신의 모습을 직접 보는 것이 효과가 있다.



당장 서류심사에 합격하지 않더라도 면접 준비를 하고 있던 도중에 동기로부터 청년무역(현 글로벌 무역인턴십) 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자세히 알아보니 무역협회에서 무역 인재들을 선발해서 우리 기업의 해외 지사에 파견하는 프로그램으로 6개월간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무역실무를 경험할 수 있었다. 전공이 무역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해외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기에 해외 주재원 생활을 미리 겪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청년무역 공지를 확인한 후에 재학생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알게 된 청년무역 스터디그룹에 들어갔다. 청년무역만을 목표로 하는 스터디그룹이었기 때문에 무역협회에서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기존 면접에서는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물어보는지 알 수 있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모의 면접을 통해 서로의 단점을 지적해주고, 무역 상식도 같이 공부했다. 지원서를 작성할 때 무역협회의 인재상에 부합하는 지원동기와 그것을 보충하는 CES에서 정체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행동한 이야기를 포함시켰다. 원서 접수를 마치자 벌써부터 해외에서 근무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파견학생에 지원했을 때처럼, 또 다시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목표로 하는 곳에서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파악하자. 면접에 자주 나오는 질문을 추려서 답변을 써보고 모의면접을 통해서 대답하는 연습을 하자. 그 회사에 관련한 정보와 그 회사가 중요시 하는 것들을 미리 준비 하자. 그 회사의 면접을 본 선배에게 물어보거나 홈페이지, 인터넷 기사를 통해서 정보를 얻자. 그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스토리텔링하자.


홈페이지를 통해서 서류합격 발표가 났다. 스터디를 같이했던 멤버들이 거의 다 합격했다. 스터디를 하길 잘했다고 느꼈다. 면접 일정을 확인했는데 하필이면 다른 기업의 인턴면접과 날짜가 겹쳤다. 서류 전형에 딱 2곳 합격했는데 같은 날짜에 면접이 예정되어 있었다. 보잉 면접이 12시, 청년무역 면접은 2시부터였다. 종로에서 열리는 보잉 면접이 한 시간 만에 끝난다면 아슬아슬하게 면접시간에 맞춰서 무역협회에 도착할듯했다. 면접 당일, 작년까지만 해도 일찍 끝났다는 정보와 다르게 2시간 가까이 면접이 진행됐다. 종료 후에 시계를 확인하니 벌써 2시였다. 지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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