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서메리 저) 서평
회사를 계속 다닐, 그만 관둘, 다시 다닐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솔직담백한 위로
“나는 회사 체질이 아닌가 봐.”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 피곤한 출근길, 과장님의 이해할 수 없는 꾸지람, 전무님의 술 강권……. 지내다 보면 회사를 관두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나는 사실 회사랑 안 맞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쉽게 든다. 책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의 저자 서메리는 세 군데의 회사를 거치며 이 질문을 진지하게 마주한다. 그리고 회사 밖에서 먹고살기 위해 고군분투한 이야기를 책으로 풀어냈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은 회사 체질이 아님을 깨달은 저자가 프리랜서가 되기를 결심하기까지, 2장은 퇴사 후 영한 출판 번역 일을 중심으로 프리랜서로 살아남기 위한 지망생 시절 이야기를 전한다. 3장은 전자책 제작, 만화 연재 등을 함께하며 회사 밖에서 직장인 월급을 벌 정도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4장은 프리랜서 선배가 줄 수 있는 실질적인 요령과 함께 안정화된 독립 근무자의 삶을 사는 자신의 소회를 밝힌다.
이 책은 회사에 다니면서 상처받는 사람, 퇴사할 사람, 퇴사 후 다시 회사로 돌아갈 사람 모두에게 위안이 되는 책이다. 먼저, 직장에서 자신이 적응을 잘 못 하는 것 같다고 자책하는 사람에게, 자신이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는 위로를 준다. 직장 구하기가 당연한 사회. 각종 매체도 ‘쉬는 청년’을 잠정적으로는 회사에 갈 사람으로 치부한다. 이런 사회에서 조직 생활이 안 맞는 사람은 그저 자신이 사회 부적응자로만 느껴진다. 하지만 저자는 이것이 본인의 잘못이 아니라 “복숭아 알레르기” 같은 체질 문제라고, 그러니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위로한다. 회사를 그만둘 마음이 없더라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위안을 얻는다.
다음으로, 고민 끝에 퇴사를 결심한 사람에게는 대담하지 않은 이야기라서 도움이 된다. 이 책은 홧김에 퇴사하고 여행 유튜버가 되어 100만 구독자를 모았다거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창업하여 떼돈을 거머쥐었다는 파격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저자는 성급하게 퇴사를 결심하지도 않았다. 퇴사 전에 치밀하게 자신의 적성을 판단하고, 적금 만기일을 퇴사일로 정할 만큼 신중하다. 그리고 알고 싶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프리랜서 지망생 시절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전한다. 간 큰 사람만 퇴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주면서, 회사 밖 삶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담담하게 용기를 전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다시 회사로 돌아갈 사람에게도 힘이 된다. 사실 내 이야기다. 대학생 시절 막연하게 번역에 관심 있던 차에 이 책을 접했고, ‘어쩌면 나도 번역가가 될 수 있겠구나’ 하고 마음속에 씨앗을 심어 두었다. 이 책이 퇴사를 결심한 계기는 아니지만, 퇴사하고 불안할 때 힘이 되었다. 번역 아카데미의 존재도 알게 되었고, 입학시험에 도전할 용기도 생겼다. 하지만 나는 결국 내가 회사 체질에 가깝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구직 시장에 뛰어들려고 한다. 저자가 느꼈던 조직 생활의 단점을 나도 체감했지만, 고정된 급여가 없는 삶이 생각보다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하나의 가능성으로 마음 한쪽에 남아 두고두고 응원의 목소리로 남을 것이다. 통번역 단기 계약직을 병행하며 짧게나마 프리랜서 체험도 했고, 무엇보다 꿈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글은 다양한 삶의 형태를 제시하며 그 사람의 입장을 체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따라서 이 책은 매력적이다. 회사 안과 밖, 그리고 그 중간에 있는 모든 이에게 솔직한 위안을 전하기 때문이다.
*알라딘 '마이리뷰'에도 같은 내용의 서평을 올렸습니다. (제목만 조금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