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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May 01. 2023

노래 This Little Bird

끄적끄적

마리안느 페이스풀이 부른 2분짜리 이 노래에서 나애잔한 느낌을 받는다.

가수는 청아한 목소리로 곱디고운 노래를  단정하게 부르는구나.

1960년대에 유행하던 머리 모양과 미니스커트를 입은 10대의 마리안느 페이스풀은 순하고 아름다웠다.


누군가가 보내준 이 작고 투명한 린 새는,

바람에서 태어나 바람에서 살아가지.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세상 끝까지 이르다가,

 한 번, 죽음이 찾아올  땅에 닿아.



아마도 몰락한 합스부르크계 귀족 후손인 어머니와

런던의 대학교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마리안느는,

부모의 이혼으로 쉽지 않은 성장기를 보냈던 것 같다.

눈에 띄게 예쁜 외모와 맑은 음색의 가창력으로 열일곱 나이에 발탁된 마리안느 페이스풀은,

가수 데뷔 전 나쁜 남자 그 자체인 믹 재거의 애인이 되었고.

가수로 데뷔하고 단박에 무대 한가운데에서 조명받는 스타가 되었다.

영화배우로도 활약하던 세련된 감각의 패션 아이콘 마리안느 페이스풀.

소녀에서 갑자기 아지는 환호성과 연예계라는 비열한 현실에 부딪치는 만 해도 벅찼을 텐데.

믹 재거는 이 작고 예쁜 새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하드코어 한 인물이었으니.

순수하게 사랑

서로 음악 활동에도 도움주었지만.

애인으로서 제멋대로인 믹 재거의 관심과 시선을 마리안느 페이스풀이 내내 붙들어  수는 없었을 테니.

사랑과 이별과 이해불가와 집착과 증오 사이를 격렬하게 오가다가,

아니 어쩌면 질질 끌려다니다가.

그들 사이에서는 흔하던 알코올과 마약이 이끌어가는 환각의 세계도망가버리고 말았다.

슬픔으로 멍든  예쁜 아가씨

세상으로부터 비난받고 조롱당하면서

절망수치심으로 몸과 영혼이 철저히 바스러진다.


믹 재거와 헤어진 뒤 한동안 런던 소호 거리에서 헤로인 중독으로 노숙생활까지 했다던데.

긴 시간 아주 힘겨운 재활통해 재기할 수 있었다.

약물 남용으로 갈라지고 탁한 음성이 되어 다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중년의 마리안느 페이스풀은

그 뒤로도 마약을 완전히는 끊지 못하고 사생활도 굴곡졌다.

10대 때 부른 This Little Bird가 애수 어린 투명한 눈물 한 방울이었다면.

나락에서 간신히 살아 돌아온 중년의 마리안느 페이스풀이 부르는 낮은 음의 This Little Bird는,

크나큰 고통껴안은  담담하게 읊조리시조 같다.

삶을 담은 노래와

인생의 절박함 표현하는 깊은 내면의 연기로 다시 연기 활동을 하는 마리안느 페이스풀은,

노후 준비를 위해 일한다고 당당하게 말하기도 했단다.


세상의 전부인 양 사랑하고 철저히 망가지도록 모든 것을 내걸었던 허약한 소녀는,

자신을 완전히 내동댕이쳐서 길바닥을 구르다가. 

지난날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으깨어진 파편조각 하나하나 끌어모아 강인어른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반면 믹 재거는 전혀 숨기지 않는 기행으로 평생을 일관하며 참으로 별나게 살아가는데.

신기하게도 본인은 망가지지 않고

대중은 여전히 그를 환호한다.

천재에게는 우리가 모르는 특이한 감성이 있기에,

그의 삶이 이해되지 않더라도 그의 사생활 영역은 보호해줘야 한다는 대중의 공감대가 있는가 보다.


믹 재거가 자신의 애인 시절,

마리안느 페이스풀에게 주었던 노래 "As Tears Go by"를,

1년 뒤 믹 재거가 직접 부르기도 했는데.

두 사람의 그 시절 외모만큼이나 같은 노래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This Little Bird는 나의 애창곡.

숨어서 혼자 부르는 노래이다.



* 이 내용은 가수에 대한 몇 가지 기사들을 통해 이해한 본인만의 감상입니다.

사실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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