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우연히 살인사건에 관한 콘텐츠를 보았다.
그 뒤로는 전 세계의 살인사건들이 주르르 뜨네.
무서워, 무서워~ 하면서도 몇 개를 더 보았다.
그러고 나니 혼자 있는 집이 부쩍 겁이 난다.
어머니 돌아가시고 혼자가 되면서 주변에 대한 경계심이 확실히 늘었다.
당분간 온갖 사건사고들을 떠올리며 미어캣처럼 매의 눈으로 사주경계를 할 판이다.
일본 근대기에 히구치 이치요라는 여성 작가가 있었다.
일찍이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영특한 소녀는 어머니와 여동생을 부양해야 했으니.
글을 써서 돈 버는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짧은 기간 전력을 다하다 스물네 살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원고료를 받는 작가가 되기 전 작가는 호구지책으로 유곽촌인 요시와라 아랫동네에서 작은 가게를 열었던 적이 있다.
이때의 경험으로 유곽촌의 생태를 꼼꼼하게 그린 작품들을 썼는데.
요시와라에 들어가는 기녀들은 어릴 때 유곽에 들어가 유곽의 울타리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그 안의 질서 속에서 살아간다.
가족 또한 기녀가 된 자식이나 형제의 뒤치다꺼리를 하면서 비교적 쉽게 벌어먹고.
동네사람들도 유곽에서 얻은 일거리로 먹고 산다.
폐쇄적인 그곳의 윤리나 도덕은 일반세계와 다르고
사람들의 가치관도 여느 사람들과 다르다.
그 안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유명한 기녀가 되어 화려하게 치장하고,
돈 많은 손님들에게서 두둑한 화대를 받아내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는다.
남자아이들은 돈 많은 손님이 되어 예쁜 유녀를 사러 오겠다는 꿈을 키우고 말이지.
많은 흉악범들이 자랄 때부터 보편적인 선과 악의 가치관을 익히지 못하였고.
사리 분별없이 돈과 성을 목적하여,
또는 울화를 자제하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잔인한 행동을 하며.
피해자에게 죄의식을 갖기는커녕 거짓말과 남 탓으로 일관하는 비열한 행태를 보인다.
유명 정치인들과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
죄를 짓거나 범법 행위, 또는 분명한 잘못을 하고도 뻔뻔하다가.
들키거나 지적을 받으면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큰 목소리로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무고한 사람에게 떠넘기기, 남탓하기, 뻔한 거짓말 하기, 속이기, 지들끼리 카르텔로 숨겨주기를 시전 하는 행태에서.
저들 역시 폐쇄적인 범죄자 소굴에서 나고 자란 게 아닌가, 싶네.
학교에서 가르치는 선과 악은 시험 보고 나면 즉시 휘발되는가?
우리나라 사회생활이라는 게 맡은 일을 잘해서가 아니라 비상식적인 거짓말과 사기행각에 능통해야 윗자리에 오른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