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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Sep 01. 2023

자랑을 휘두르다

끄적끄적

오래전에 이른바 학벌 좋다는 내 또래 남자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자신의 학벌을 세상 살아가는 무기로 삼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방어하는 무기가 아니라 타인을 정조준하여 해를 입히는 살상무기.

맘껏 휘두르던데,

구경하던 내게는 '난 학벌 말고는 내세울 게 없어요'하는 고백으로 보였다.


허리 가는 게 자랑이던 어떤 동창은 허리를 졸라매는 옷만 주야장천 입고 다녔고.

다리가 예쁜 어린 처자는 춥거나 바람 불거나 다리가 훤히 드러나는 짧은 반바지만 입고 다녔다.

풍성한 가슴을 활짝 드러낸 신부의 웨딩드레스는 참으로 민망해서 그런 드레스를 대여한 옷집에 화가 날 지경이었다.

모두 본인의 의도와는 다르게 허리, 다리, 가슴만 내세울 만하다고 생각하는구나, 하는 인상을 남기고 말았네.

자랑할 만한 부분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잘 어울리는 스타일링을 했어야 예뻐 보이는데요.



나?

온몸을 꽁꽁 싸매고 다님.

차도르 쓰는 나라였으면 좋다고 뒤집어썼을 거임.

언제 이란에 가서 치렁치렁 차도르 질질 끌며 돌아다니는 꿈을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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