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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Oct 25. 2023

사기꾼의 대상

끄적끄적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어른 신문을 봐왔고

역시 그쯤부터 추리소설 애호가로서.

또 삶의 이면과 인간 언행 뒤에 숨은 진실을 탐구하는 버릇을 가진 사람으로서,

나는 늘 사기꾼에 속아 넘어가는 사람의 심리를 궁금해했다.

최근 일어나는 신데렐라 러브스토리를 보니

남들 눈에는 뻔히 보이는데 당사자에게만 안 보이나?, 궁금해지는데.



수십 년, 인간사의 이모저모를 유심히 살피면서

범죄까지는 아니라도 뻔한 거짓말에 홀라당 넘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깨달은 게 있다.

사기꾼은 결국 돈이 목적인데 반드시 돈이 있는 사람을 범죄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접근하기 어렵거나 속아 넘어갈 것 같지 않으면 다가가지 않는다.

오히려 피해 가겠지.

돈이 없어도 만만해 보이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허약한 부분이 확연히 드러나는 사람.

상당히 어려운 상태에 있어서 누군가의 도움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에게 사기꾼은,

짠! 나타나 꿈같은 동화의 세계로 인도하는 것이다.

하루아침에 말이다.



그러니까 지금 다급하고 약한 사람,

남들에게 약점이 훤히 보일 때 사기꾼은 다가온다.


사랑이 몹시 고픈 사람에게 진실한 사랑꾼으로 등장하고.

너무 외로운 사람에게 '오로지 네 편이야'로 나타나며.

돈 때문에 궁지에 몰렸을 때,

그래서 돈을 위해서라면 내가 뭔 짓이든 하겠다, 는 궁핍한 가난뱅이 앞에,

그 돈 없는 사람을 범죄에 써먹으려고 사기꾼이 손을 내미는 것이다.



내 형편이 안 좋을수록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정도를 걸어야 한다.

빨리 가는 길을,

쉽게 되는 방법을 찾다가 덫에 걸려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일정한 범위 안에서 행운이지,

나의 모든 어려움이 한꺼번에 해결되는 행운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하자.

어쩌면 복권 당첨이 가장 정직한 행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종교를 내세우는 사기꾼은 널려있고.

사랑의 가면을 쓴 흡혈귀가 있으며.

업해서 큰돈 벌게 해 주겠다,

학위 쉽게 따는 방법을 안다,

사건을 해결해 주겠다, 등등.

우리가 인생의 고난에 빠져서 허우적거릴 때,

손길을 내미는 사기꾼이 많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슬퍼요.

사람을 의심하거나 경계하고 싶지는 않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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