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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Nov 03. 2023

가방이 무거워서

끄적끄적

어깨가 좋지 않다.

2년쯤 되었다.

원인은 미상.

최근에 더 심해졌다.


어머니 돌아가신 뒤에는 조금씩, 자주, 직접 장을 봐왔는데.

최근에 장바구니 드는 것도 부담이라 주문 배송을 이용하게 되었다.



무거운 가죽가방 대신 가벼운 헝겊 가방  지는 벌써 년이다.

나로서는 소지품을 줄인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가방 안에자질구레한 물건이 다.

혹시 몰라서, 어쩌면 필요할지 모르니까, 하면서 이것저것 꾸역꾸역 들고 다닌다.

성격.

그러나 몸이 감당 못하니 가방을 더 가볍게 .

뭘 덜어낼지 열어볼까?


삼십 년 넘게 쓴 지갑과 동전지갑이 묵직하다.

안에 든 건 없지만 가죽지갑 자체의 무게가 있으니.

현금 쓸 일이 드물더라도 아예 없는 건 아니기에,

지갑은 서랍 안에 넣어두고 만 원짜리, 천 원짜리 지폐 몇 장만 작은 비닐지퍼백에 넣는다.

동전도 마찬가지.

주로 물건 살 때 쓰는 신용카드도 작은 비닐지퍼백에 넣어서,

이 지퍼백들을 신분증, 도서관 회원증, 각종 멤버십 카드와 함께 작은 헝겊 파우치에 담는다.


장바구니도 늘 대, 중, 소-해서 세 개씩 가방에 넣고 다녔는데,

특별히 살 물건이 있는 게 아니면 잠자리날개처럼 가볍고 작게 접히는 중간 크기 하나만 가방에 넣는다.

것이 갑자기 뭘 사더라도 모자라지는 않을 듯하다.

손수건, 휴대용 티슈, 물티슈, 핸드크림, 비상약, 머리핀과 리본 같은 것들에, 메모지도 몇 개씩 넣고 다녔다.

여행 떠나는 것도 아니고 길어야 한나절을 안 넘기는 짧은 외출을 하면서 뭐 이리 한 짐씩이고 다녔, 쯧쯧.

비상약은 한 번치만,

손수건도 한 장만,

티슈는 네 장을 뽑아 작은 비닐지퍼백에 담고 물휴지는 포기한다.

리핀과 리카락 묶는 리본도 한 개씩만.

핸드크림은 작은 것으로 바꾸고,

 볼펜도 한 개, 메모지는 세 가지 크기가 한 번에 들어있는 있는 3M 메모지만 남긴다.

그렇게 줄인 소지품을 작은 헝겊 가방에 모두 담고,

교통카드로 주로 사용하는 신용카드는 가방 앞 포켓에 넣는다.

온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스카프 한 장은 가방 손잡이에 묶었어요.


가을이 가기 전에 샛강생태공원이나 , 가을 잠깐 일반인에게 개방한다는 관악수목원에 다녀오려 한다.

공원에 가는 날이면 가방 안에는 의자 위에 깔고 앉을자리, 따뜻한 물, 과자, 사탕 같은 간식거리를 들고 다녔는데,

이번에는 이런 것들도 대폭 줄여야지.



기온이 이상하게 높지만 가을은 깊어가고 추위가 다가옵니다.

가을 물건 꺼낸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겨울 물건 꺼낼 때가 되었네요.


가을을 충분히 누리시기를,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에 담고,

우리 매서운 겨울을 견디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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