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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Nov 27. 2023

해님이 주신 선물

끄적끄적

알리에서 저렴한 태양광 장식 등을 샀다.

아기 손바닥만 한 태양광 전지판에 줄줄이 솔방울 모양의 외피로 덮인 작은 등이 달린,

낮에는 태양광으로 충전하고 어두워지면 전등이 켜지는 지극히 단순한 구조의 탄절 장식품이다.

받고는 며칠 뜯지 않았다가 토요일 늦은 오후에 포장을 열었다. 

침실 투명한 유리로 된 바깥 창문 안쪽에 전지판을 대충 세워놓고

전등 방 안쪽 창문 앞에 적당히 늘어뜨렸지.

될까, 하는 의구심으로 기대 없이.

토요일은 그냥 흘러갔다.


일요일 환기하느라 창문을 열었다가 전지판 위치를 약간 바꾸면서

잔뜩 가라앉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구름이 이렇게 끼었으니 뭐가 되겠나?



일요일 어두워질 무렵,

음악 들으며 누워있었는데

아, 갑자기 창문에서 전등이 반짝거리는 거였다.

날이 흐려서 충전될 거라 생각 못했는데.

아이 기뻐라,

감격스럽더라.

그 조그만 전지판에,

구름까잔뜩 낀 날,

더구나 유리창 안쪽에서

이렇게 전기가 발생하다니!

불이 켜진 것만으로도 고맙다, 수고했다, 인사했다.

전등은 깊은 밤 내가 잠들 때까지 힘차게 반짝거렸고

새벽에 잠깐 잠이 깼을 때도 여전히 반짝이고 있었다.


정말 싸게 산 거라서 별다른 기대는 하지 않는다.

오늘 밤에는 켜지지 않을 수도 있어.

그래도 괜찮아.

역할은 다했으니까.

그 작은 전지판으로, 흐린 날에도, 유리문 안쪽에서 태양광 발전이 작동될 수 있다는 확인이 중요해.

저 하늘의 해님은 우리에게 선물을 나눠주셨고,

그 선물은 밤새 반짝이는 솔방울을 내게 보여주었다.



원래 태양광 에너지에 관심이 있다.

만약 내가 집을 지을 수 있다면 꼭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하리라, 마음먹고 있다.

그때까지 기다릴 것 없이 당장 생활에 활용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긴다.

조그만 태양광 전지판을 찾아보는 중이다.

창문 안쪽에 또는 창문 바깥에 붙여서 휴대폰이라도 충전할 수 있는 제품을 구입하려 한다.


기계치 입니다만,

저도 이제 태양광 발전업에 뛰어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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