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거리 도보여행이 가능하려면

끄적끄적

by 기차는 달려가고

여행 책, 블로그, 유튜브를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한없이 걷고 또 걷는 여행은 아무리 봐도 싫증 나지 않는다.

끝없이 이어진 길을 터벅터벅 걸으면서 두리번두리번 풍경을 눈에 담고.

마음속에 일어나는 맥락 없는 상념을 따라가는 도보여행은 참 매력 있다.


도구가 발전하면서 인간의 신체능력이 약화됐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짐을 짊어지고 두 다리로 장거리를 걸어가는 도보여행은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인간 본연의 모습을 잠시나마 찾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히말라야 산맥의 여러 코스나 산티아고 순례길에는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꽤나 많더라.

이들이 기록하고 보여주는 유튜브에는 눈에 스치는 풍경이나 대상에 더 비중을 두는 관찰자적 시점이 있고.

길을 걷는 자신이 무얼 하는지, 어떤 모습인지에 비중을 두는 사례가 의외로 많았다.


우리나라에도 제주도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 같은 길고 긴 도보여행길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걷기는 하지만.

또 나라마다 지역마다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곳에 도보여행길을 많이 개발했는데.

히말라야 산맥의 여러 길이나 산티아고 순례길에는 특히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다르거나 하는 다양한 풍광이 매력적이면서,

숙박시설, 식당 같은 편의시설이 충분하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더해서 비교적 안전하고,

가이드나 포터, 표지판, 배송 같은 지원체계가 잘 마련되어 있다.


반면에 같은 히말라야 산맥 고지대에 있으나 부탄에서는 여행객들에게 매일 관광세를 징수하고,

반드시 호텔에 머물면서 가이드와 운전기사를 동반해야 하는 등 여행 조건을 부과함으로써,

여행자 수를 제한하고

긴 거리 도보여행을 원천 차단한다.

자연을 보호하고 75만 인구의 소국이 감당할 수 있는 규모의 여행자만 받아,

대신에 쾌적한 환경에서 부탄을 정확히 알리겠다는 확고한 관광산업 방침이 있는 것이다.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는 여행지도 필요하고,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확고한 원칙도 당연하다.

히말라야 대자연에는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고 자연 훼손이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지금은 싼 비용으로 숙식을 제공하는 로지가 가는 곳마다 있지만,

그 주인들의 자식 세대는 대도시로 떠나버려 로지 운영을 포기한단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대다수가 이용하는 알베르게는 영리 목적이 아닌 경우가 상당수인데,

지원이 끊기면 그 운영이 어려워진다.


여행산업을 확대하는 게 무조건 좋은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고.

어떤 여행자를 어떤 방식으로는 받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세계 어디나 자유롭게 누비는 여행도 좋지만,

환경 문제에 책임은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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