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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Nov 30. 2023

긴 거리 도보여행이 가능하려면

끄적끄적

여행 책, 블로그, 유튜브를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한없이 걷고 또 걷는 여행은 아무리 봐도 싫증 나지 않는다.

끝없이 이어진 길을 터벅터벅 걸으면서 두리번두리번  풍경을 눈에 담고.

마음속에 일어나는 맥락 없는 상념을 따라가는 도보여행은 매력 있다.


도구가 발전하면서 인간의 신체능력이 약화됐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짐을 짊어지고 두 다리로 장거리를 걸어가는 도보여행은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인간 본연의 모습을 잠시나마 찾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히말라야 산맥의 여러 코스나 산티아고 순례길에는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꽤나 많더라.

이들이 기록하고 보여주는 유튜브에는 눈에 스치는 풍경이나 대상에 더 비중을 두는 관찰자적 시점이 있고.

길을 걷는 자신이 무얼 하는지, 어떤 모습인지에 비중을 두는 사례가 의외로 많았다.


우리나라에도 제주도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 같은 길고  긴 도보여행길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걷기는 하지만.

나라마다 지역마다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곳에 도보여행길을 많이 개발했는데.

히말라야 산맥의 여러 길이나 산티아고 순례길에는 특히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다르거나 하는 다양한 풍광이 매력적이면서,

숙박시설, 식당 같은 편의시설이 충분하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더해서 비교적 안전하고,

가이드나 포터, 표지판, 배송 같은 지원체계가 잘 마련되어 다.


반면에 같은 히말라야 산맥 고지대에 있으나 부탄에서는 여행객들에게 매일 관광세를 징수하고,

반드시 호텔에 머물면서 가이드와 운전기사를 동반해야 하는 등 여행 조건을 부과함으로써,

여행자 수를 제한하고

긴 거리 도보여행을 원천 차단한다.

자연을 보호하고 75만 인구의 소국이 감당할 수 있는 규모의 여행자만 받아,

대신에 쾌적한 환경에서 부탄을 정확히 알리겠다는 확고한 관광산업 방침이 있는 것이다.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는 여행지도 필요하고,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확고한 원칙도 당연하다.

히말라야 대자연에는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고 자연 훼손이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지금은 싼 비용으로 숙식을 제공하는 로지가 가는 곳마다 있지만,

주인들의 자식 세대는 대도시로 떠나버려 로지 운영을 포기한단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대다수가 이용하 알베르게영리 목적이 아닌 경우가 상당수인데,

지원이 끊기면 그 운영이 어려워진다.


여행산업을 확대하는 게 무조건 좋은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고.

어떤 여행자를 어떤 방식으로는 받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세계 어디나 자유롭게 누비는 여행도 좋지만,

환경 문제에 책임은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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