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고 싶은 일 중에 사찰음식을 연습하는 게 있었다.
아직은 잘 지키고 있음.
사찰음식이라 해서 재료나 조리 방법이 특별한 건 아니다.
흔히 사찰음식은 채식이 특징이라고 여기는데
어느 스님 말씀하시길 채식보다는 오신채를 쓰지 않는 점에 방점이 있다신다.
경우에 따라 채식- 건강 문제라든지 또 다른 나라 불가에서는 채식이 계율이 아니기도 하다-을 벗어나기도 하므로.
다만 현대 우리 음식에서 많이 줄어든 전통적인 식재료를 주로 사용한다는 점과
꽤 정성스럽다는 점이 내게는 크게 보였다.
올 겨울 연근을 종종 먹고 있다.
우리 어머니는 오미자를 넣어 불그스레한 연근 피클과 담담한 맛이 특징인 연근전을 잘 만드셨는데,
내가 살림을 도맡은 뒤에 괜히 연근이 어려운 기분이라,
연근 음식을 거의 만들지 않았다.
-손질하는데 품이 많이 들기는 하다.
사찰음식에 연근은 매우 자주 등장하는 식재료여서
연근으로 만드는 음식 가짓수가 여러 개인데.
나는 요즘 연근을 기름에 굽거나 들깻가루 넣은 샐러드를 해서 아주 잘 먹고 있다.
담백하니 맛있음.
또 김전이라는 걸 배웠는데 재료도 간단하고 만들기도 쉽다.
김가루와 찹쌀가루, 딱 두 가지.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잘 반죽해서 기름 넣은 팬에 한 숟가락씩 떠내 지지기만 하면 된다.
질지 않고 되직하게 재료의 비율을 맞추는 게 관건.
고소하고 쫄깃쫄깃 맛있어요.
스님은 반죽에 소금과 후춧가루를 넣으라 하셨는데,
내 입맛에는 김가루의 짭짤한 간만으로도 충분했다.
원래 차전을 좋아해서 찹쌀가루를 지져서 꿀 뿌려먹었는데
요즘은 김전만 해 먹음.
간식으로 좋고,
반찬으로 먹을 때는 일인당 두어 개를 넘지 않도록.
몇 개 집어먹으면 금세 배가 부르다.
참, 사찰에서는 김전 위에 밤 채로 모양내는데
집에서 먹을 때야 뭐~
나이 들어서 더 그런지 원래부터 좋아했던 담백한 맛이 더, 더 좋다.
우리나라 사찰음식은 예전에 우리 조상들이 먹던 음식일 테고.
음식이 참 순하고 착하다, 는 느낌.
사찰음식 배우러 다니겠다고 생각한 지는 오래인데
시간 맞춰 나가는 게 부담이라 미루고 미루던 중.
만능박사 유튜브로 배우고 있어요.
편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