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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Feb 04. 2024

요새 내가 꽂힌 음식들

음식에 관한 단상들

올해 하고 싶은 일 중에 사찰음식을 연습하는 게 있었다.

아직은 잘 지키고 있음.

사찰음식이라 해서 재료나 조리 방법이 특별한 건 아니다.

흔히 사찰음식은 채식이 특징이라고 여기는데

어느 스님 말씀하시길 채식보다는 오신채를 쓰지 않는 점에 방점이 있다신다.

경우에 따라 채식- 건강 문제라든지 또 다른 나라 불가에서는 채식이 계율이 아니기도 하다-을 벗어나기도 하므로.

다만 현대 우리 음식에서 많이 줄어든 전통적인 식재료를 주로 사용한다는 점과

정성스럽다는 점이 내게는 크게 보였다.



올 겨울 연근을 종종 먹고 있다.

우리 어머니는 오미자를 넣어 불그스레한 연근 피클과 담담한 맛이 특징인 연근전을 잘 만드셨는데,

내가 살림을 도맡은 뒤에 괜히 연근이 어려운 기분이라,

연근 음식을 거의 만들지 않았다.

-손질하는데 품이 많이 들기는 하다.

사찰음식에 연근은 매우 자주 등장하는 식재료여서 

연근으로 만드는 음식 가짓수가 여러 개인데.

나는 요즘 연근을 기름에 굽거나 들깻가루 넣은 샐러드를 해서 아주 잘 먹고 있다.

담백하니 맛있음.


또 김전이라는 걸 배웠는데 재료도 간단하고 만들기도 쉽다.

김가루와 찹쌀가루, 딱 두 가지.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반죽해서 기름 넣은 팬에 한 숟가락씩 떠내 지지기만 하면 된다.

질지 않고 되직하게 재료의 비율을 맞추는 게 관건.

고소하고 쫄깃쫄깃 맛있어요.

스님은 반죽에 소금과 후춧가루를 넣으라 하셨는데,

내 입맛에는 김가루의 짭짤한 간만으로도 충분했다.

원래 차전을 좋아해서 찹쌀가루를 지져서 꿀 뿌려먹었는데

요즘은 김전만 해 먹음.

간식으로 좋고,

반찬으로 먹을 때는 일인당 두어 개를 넘지 않도록.

몇 개 집어먹으면 금세 배가 부르다.

참, 사찰에서는 김전 위에 밤 채로 모양내는데

집에서 먹을 때야 뭐~



나이 들어서 더 그런지 원래부터 좋아했던 담백한 맛이 더, 더 좋다.

우리나라 사찰음식은 예전에 우리 조상들이 먹던 음식일 테고.

음식이 참 순하고 착하다, 는 느낌.


사찰음식 배우러 다니겠다고 생각한 지는 오래인데

시간 맞춰 나가는 게 부담이라 미루고 미루던 중.

만능박사 유튜브로 배우고 있어요.

편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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