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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Feb 15. 2024

병원 다니는 이점 하나

끄적끄적

병원에서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비 내리는 데 나오기 싫어서 기할까, 했는데.

선생님이 열흘이상 해외 학회에 가시게 되어 오늘이 마지막 진료란다.

끙,

할 수 없이 나왔다.

오는 도중에 비가 그치고 해가 나네?

목덜미에 두른 목도리가 더워지고 있다.

풀까, 말까?


병원에서 병을 치료받는다는 본질적인 장점 외에 무슨 이점이 있을까, 생각해 봤다.

따져보니 있긴 하더라.



나는 완치가 되지 않는 만성질환을 가졌다.

선생님이 은퇴할 때까지 계속 이 선생님께 세 달에 한 번씩은 진료를 보게 되겠지.

지난 4년 동안 내가 가장 많이 뵌 분이고,

얘기도 제일 많이 했을걸.

그만큼 다른 사람들과 교류가 없었다.


만성질환이 있으면 건강검진 외에 질병의 진행을 살피는 검사를 정기적으로 하게 된다.

검사 과정에서 곁들이로 이런저런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내 몸 상태를 점검하는 지표가 되지.

이를테면 집 밖에 하도 안 나가서 비타민 D가 모자라다거나 하는.

평소 내 생활이 드러나는 일면이 있어서 눈치가 보인 달지.

좀 부끄러운 기분이 든다.

그래서 검사가 끝나면 내 맘대로 살다가 검사가 가까워지면 조심하게 된다.

그동안 엿, 초콜릿, 사탕, 캐러멜 같은 주전부리를 너무 많이 먹었다.

검사가 가까워지고 있다.

이제는 각성할 시간.



걷기 시작했고요.

단순당 간식은 줄이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당근 우걱우걱 먹어주고요.

채소 반찬도 늘리고 있어요.

무려 오트밀 수프도 먹는답니다.


검사만 끝나봐라,

불량식품 실컷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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