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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Mar 03. 2024

쫌 이상한 심리

끄적끄적

도서관 홈페이지를 둘러보다가 끌리는 행사를 발견했다.

평소 내가 생각하는 범주에 있는 행사 내용이고 어렵지도 않으며,

자원봉사의 의미도 있어 보였다.

순간 나는 할까, 말까?



시간 맞춰 어디 가는 걸 싫어한다.

학교 다닐 때 제일 싫었던 게 시간표 짜인 대로 움직여야 하는 거였다.

아니 말이야, 기분이 내키지 않을 때도 있고,

몸 상태가 안 좋을 때도 있는 거지.

꼭 그렇게 꼬박꼬박 시간 맞춰 가야 하는 건가요?

성실하거나 착실한 거랑은 거리가 먼 학생이었다.

지금은 예전에 비하면 개과천선했지만,

그래도 일정 기간, 시간 맞춰 매주 어디 가야 하는 일은 부담스럽다.


그렇게 시간 맞춰 출석해 하는 일이 우선 마음에 걸렸고.

두 번째는 낯선 사람들과 어울려야 하는 점이 걸렸다.

남들이 나를 보면 내가 속으로 낯선 이들에게 알레르기가 있다는 걸 전혀 못 느낄 거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먼저 인사 못하는 건 어릴 때나 마찬가지지만,

일단 누가 말 걸어줘서 인사를 나누고 나면 스스럼없이, 천연덕스럽게, 활짝 웃으면서 참 잘도 떠들거든요.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불편, 불편.

어색함을 버릴 수가 없다.

더 큰 문제는 집에 돌아온 뒤다.

반성과 성찰의 시간이 시작되는 거다.

너무 떠들었지?

그런 말은 왜 했을까, 등등.

 못 이룬다네.



그렇게 망설이던 와중에 '신청 마감'이라는 단어가 보이더라.

그러니까 이미 마감된 행사 공고를 읽으면서 혼자 번민했던 거였다.

휴, 다행이다.

만세.

짧은 시간 격렬했던 갈등이 끝났다는 이야기.


평생 이불 바깥으로는 나가지 못하려나,

에휴!!!

안도감이 드 동시에 아쉬운 건 또 뭐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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