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는 암울한 영국 상황을 다룬 콘텐츠가 많다.
안 그래도 어려웠던 영국의 경제 상황은 브렉시트 이후 더 심해져서,
물가는 치솟는데 수입은 제자리 또는 산업 붕괴로 인한 실업자들이 쏟아지는 형편이다.
살 집은커녕 매끼 먹을 것을 걱정해야 하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다.
도시의 노숙자들이 곧 약물중독이나 범죄자는 아니다.
말 그대로 살 집이 없어 거리에 몸을 맡겨야 하는 처지일 뿐이다.
독신만이 아니라 아이들을 가진 부부도 꽤 있다.
노숙자는 아니라도 주거할 집이 없는 Homeless들이 있다.
언제라도 노숙자가 될 수 있는 주거 취약자이다.
알고리즘은 이른바 선진국들의 화려한 이면,
각 도시마다 일정 구역을 차지한 노숙자에 관한 콘텐츠들을 잇달아 제시했다.
부유하고 강대한 나라에는 부자들의 번쩍거리는 초호화판 소비가 두드러지지만.
사실 그보다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초라한 가난이 훨씬 더 많다.
미국의 경우,
도시를 떠도는 노숙자의 규모가 클뿐더러
일을 하거나 연금을 받아 고정수입이 있는 데도 집을 지킬 수 없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미국에서의 생활이란 기본적으로 많은 소비가 전제된다.
집은 널찍하고 매식과 쇼핑이 일상이며,
일부 대도시 중심가 외에는 자동차 없이 이동이 불가하다.
집과 자동차는 할부로 사서 관련 비용 포함 고정지출이 발생하는데 수입은 안정성이 없다고 봐야 한다.
지금 당장 나가!, 하는 해고가 가능하다.
갑자기 수입이 끊기고 의료보험이 정지된다.
가정생활도 마찬가지.
이혼이 쉽다.
그러니까 지출은 고정인데 경제적 안정성은 미약하지.
계약직으로 일하면서 월세를 내는 집에서 살다가 직장에서 쫓겨나면 갈 곳이 없다.
돈을 벌 때도 수입과 지출을 간신히 맞춰가는 위태로운 가계부였는데 수입이 끊기면 어쩌겠나.
지갑을 탈탈 털어도 현금 100만 원이 없는 미국인이 상당한 비율이라는 기사가 있었다.
필수 지출을 신용카드라는 외상으로 버티는 방식인데
엔데믹 이후 이율이 올라가고 물가가 급등했으며,
특히 주거비가 치솟았다.
다달이 연금이 들어오고 교외에 마당 넓은 이층 집도 있었지만,
주택을 지닌다는 건 꼬박꼬박 보유세와 보험료, 유지비를 지출해야 한다는 의미라서.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노부부는 집을 팔고 캠핑카로 이사했다.
한가롭게 여행 다니는 용도가 아니라 주차비를 내면서 상주하는 주거용도이다.
직업 없이 복지 혜택을 받는 중년여자는 낡은 자동차에서 생활한다.
복지 혜택으로 받는 돈은 모두 주차비와 자동차 유지비로 소비되고 식품은 푸드뱅크에서 얻어먹는다.
비용 부담이 크지만 주차장을 떠날 수 없는 건 아마 안전 문제 때문이겠지.
주차비를 내지 못하면 자동차를 뺏기고 차마저 없으면 거리에 나가 노숙자로 살아야 한다.
연금 생활자들 중 집 일부를 임대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우리나라 60,70년대 '셋방'의 개념이겠다.
침실 하나를 빌려주고 부엌, 거실, 화장실은 공유하는 형태.
집주인 입장에서는 그렇게 해서라도 주택 유지 비용을 충당해야 하고.
세입자는 저렴한 비용으로 몸 담을 곳을 구할 수 있어 이해관계는 맞아떨어지지만.
한 공간을 타인들이 나눠 쓰는 갖가지 고충은 서로 감수해야 한다.
그렇게라도 지붕 아래 거처를 가질 수 있으면 다행인데.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겠고.
경멸 어린 무관심 속에 쓰레기와 오물이 쌓인 거리에서 생존하는 빈곤하고 불편하며 위험한 상황이 길어지면,
마음이 절망이라는 수렁으로 빠지기 쉽고.
잠깐 이 시기를 견디면 다시 정상 생활로 돌아가겠지, 하는 희망까지 잃으면 자포자기하겠지.
삭막한 거리에서 살아가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요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금까지 선진, 강대국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나라들의 대도시마다 거리에 나앉은 사람들의 군상을 보면서,
저렇게까지 행정력이 작동 못하나, 싶다.
정치인들 눈에는 저들이 보이지 않나?
아니면 저 사람들은 나와 달리 저렇게 살아도 아무렇지도 않겠지, 싶나?
노숙자로 인한 시민들의 고통과 도시 붕괴를 과연 고민은 할까?
세계의 권력자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공고히 하면서 자기들 이익에만 골몰한다.
단지 여론은 통제 또는 조종하는 대상일 뿐이고.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여 재산을 늘리겠다는 욕망을 자기들끼리만 돕는다.
소비자로서나 또는 잠깐 투표권을 행사할 때 말고는 국민은 안중에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