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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으로 말하는 유행 덜 타는 옷 스타일

끄적끄적

by 기차는 달려가고

지금 우리나라는 사실상 내전 상태 같다.

이미 끝난 세력은 자신들이 망했다는 현실을 인정 못해서 온갖 추태를 부리면서 악랄을 떤다.

계엄령부터 시작된 불안감은 탄핵 가결, 남태령 대첩, 제주항공 폭발사고, 대형 화재와 내란수괴 체포 문제 등등이 잇달으니,

하루종일 뉴스에서 벗어나지 못해

울화가 치밀고 수면의 질이 떨어져 몹시 피곤하다.

국민들이 지쳐서 무관심하면 이런 시간이 더 길어지겠지만,

우리에게는 발랄한 응원봉과 흔들리지 않는 키세스 부대가 있으니까요,

당당하고 신난 발걸음으로 뚜벅뚜벅 새 시대를 열어젖힙시다.



누구나 옷은 입어야 하고,

가급적이면 멋져 보이는 스타일을 찾지만 쉽지는 않다.

미적 감각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장착되지 않고 시간과 꾸준한 관심이 필요한 데다.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옷을 입으려면 확실히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게다가 패션회사마다 지구의 환경 문제나 개개인의 재정 상태에 아랑곳하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유행을 강요하며 욕망을 충동질하지.


내가 65년을 사는 동안 얼마나 많은 유행이 지나갔으며.

시간이 흐르는 동안 사람들의 호불호와 사회 분위기도 이리저리 바뀌었다.

비싼 브랜드의 오래된 옷보다 시장에서 산 새 옷이 낫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옷이 옷장을 가득 채워도 차려입으려 들면 입을 옷이 없다고 느낀다.

나는 유행보다는 기본적인 스타일을 입는 사람인데

장사꾼들은 그 기본적인 스타일도 해마다 조금씩 다르게 만들어 소비자들을 홀리고야 만다.

하지만 자기에게 잘 어울리는 옷차림이라면 어느 정도는 지나가는 유행을 극복할 수 있지요.


내 경우 주로 바지를 입는데

바지도 유행이 많이 바뀐다.

폭이 넓고 좁고,

허리가 높고 낮고,

길이가 길고 짧은 식으로 말이다.

차라리 신축성 있는 톡톡한 질감으로 만든 승마바지 스타일의 몸에 붙는 바지,

윗부분은 여유가 있고 종아리 쪽이 좁은 크롭팬츠 스타일이 그나마 유행을 덜 타더라.

이런 바지들은 꽤 오래 입고 있다.


바지보다는 스커트가 유행이 덜 하다.

내가 주로 입는 슬릿이 들어간 일자형 스커트나,

캐주얼하게 입는 자연스러운 주름이 많이 잡힌 개더스커트는 이십 년 이상 된 옷도 그리 어색하지 않게 입는다.


상의의 경우,

재킷과 외투는 금세 유행이 바뀐다.

어깨가 넓거나 좁거나,

길이가 길거나 짧거나,

크게 입거나 딱 붙게 입거나.

정장 재킷과 겨울 코트는 가격이 높은데 해마다 유행이 바뀌어서 몇 번 입지 못하고 옷장에 처박힌다.

내가 주로 입는 기본적인 니트 종류와 숄, 망토 스타일은 그래도 유행을 덜 타는 편이다.

질 좋은 소재로 무채색 또는 부드러운 파스텔 톤의 기본적인 디자인의 니트들은 시간이 지나도 편하게 입을 수 있다.

물론 풍성하게 입느냐, 몸에 맞게 입느냐 하는 변화는 늘 있습니다만.


원피스도 색상, 스타일, 소재의 유행이 심하다.

같은 브랜드로 비슷한 시기에 산,

비슷한 분위기의 원피스와 스커트들이 있는데.

스커트는 여전히 입지만( 뱃살 때문에 꽉 끼지만요),

원피스는 어딘가 안 어울려서 못 입는다.

나이가 든 탓도 있지만요.


버버리 상표의 코트는 유행 상관없이 오래 입는다 해서,

내 친구들이 결혼하던 3~40년 전에 일종의 혼수품처럼 신랑 신부가 많이들 사 입었다.

베이지색의 더블.

더해서 날개 달린 형사 콜롬보 스타일.

유행 탑니다.

심하게 타요.

비싸게 산 옷이라 아까워서 입는 거지,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버버리코트는 자주 입거나 잘 어울리는 옷이 아니다.

트렌치코트가 있으면 유용은 하지만 캐주얼한 스타일과 정장 풍 스타일은 분명히 다르다.

내가 가끔 입는 무릎을 살짝 덮는 일자형 싱글 단추 버버리 코트는 진한 노란색인데,

이십 년이 훨씬 지났지만 여전히 입을 만하다.

이제는 캐주얼하게 입어요.


소품으로는 스카프, 목도리가 그나마 유행을 덜 타는 편이고.

머리띠보다는 머리핀이 오래간다.

신발은 전통적인 디자인의 흰색, 검은색 같은 기본 색상이 오래간다.

사람들이 구두에는 소재와 기능을 주로 보는 것 같다.

가방은 유행이 심한 품목이다.

크기, 소재, 색상, 디자인의 변화가 빠르다.

예전에 진품, 가품이 넘쳐나던 프라다의 검정 나일론 소재 헝겊 가방이 요새는 보이지 않던걸.

무리해서 비싼 가방 살 필요 없다.



유행은 나의 멋도, 경제 사정도 책임지지 않는다.

휙, 와서 흔들어 놓고는 어느 순간 사라진다.

유행에 휩쓸리면 돈 들고 피로하고 채워지지 않는 갈증에 시달릴 뿐.

유행을 극복하는 최선은 자신의 스타일이 확고할 것과 체형이 크게 바뀌지 않는 거더라.

체형이 바뀌면 옷을 다 새로 장만해야 하고,

그에 따르는 소품들도 줄줄이 바뀌어야 어색하지 않거든.

패완 체형.

무엇보다 확고한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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