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지난달에 겪은 햇빛 알레르기로 의욕이 좀 꺾였다.
내가 되고 싶은 건 없지만 하고 싶은 건 참 많은 사람이라,
비록 몸은 움직이지 않아도 머릿속에서는 늘 분주한데.
덥고 습한 날씨에 강한 자외선으로,
아, 가을이 올 때까지 꼼짝없이 유배생활인가, 해서 기운이 빠진다.
가고 싶은 데가 많은데 말입니다.
남산둘레길을 좋아한다.
그늘을 드리우는 굵은 나무들은 활짝 활짝 이파리들로 햇볕을 가려줄 것이고.
제철 만난 새들은 신나게 지저귀겠지.
벌레들도 생명력을 뽐내면서 얼마나 열심히 기어 다닐까.
가고 싶은데,
그늘이 드리운 곳들이 많아서 다닐 만은 하겠는데.
도착할 때까지의 과정이 망설여진다.
안산자락길도 좋아한다.
작고 가파른 산을 오밀조밀 예쁘게 가꾸었다.
거의 모든 길에 데크가 깔려있어서 걷기 편하다.
4월 중순에 갔었는데 꽃들이 참 예뻤다.
숲을 걷는 건 항상 좋다.
남산둘레길도, 안산 자락길도 숲을 걷는 느낌이면서도 안전하고 자동차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는다.
인왕산 자락길은 자동차 길을 통하기 때문에 차 소리가 시끄럽다.
숲 사이 좁은 길들은 인적이 있거나 없거나 좀 무서울 때가 있더라.
내가 그런 면에서는 겁이 좀 있음.
하여간 여행도 가고 싶고 서울 이곳저곳도 돌아다니고 싶은데,
날씨가 무서워서 못 나가고 있어요.
그래서 온라인으로 여행용품들 구경하고 있음.
자잘한, 있으나 없으나 별 상관없는.
막상 여행 갈 때는 짐 싸다가 결국 빼놓고 가는 것들 말 입죠.
장바구니에 잔뜩 담아두었는데 결제할까? 말까?
진행을 일단 멈추고 이 글 쓰고 있는데요...
오늘이 가기 전에는 결제할 것 같은 예감이.
결제하기 전에 한번 더 추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