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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Jun 02. 2020

가성비를 따져볼까?

음식에 관한 단상 22

우리나라는 식재료가 비싸다.

질과 상표, 품목따른 차이가 있다 해도, 다른 나라에 비교 식재료 가격이 다.


살림을 하다 보면 의식적으로 따지지 않아도 자주 먹는 식재료 가격대가 머릿속에 입력된다.

그렇게 은연중에 모인 비공식 데이터로 가성비 식재료 가지 떠올려볼까?



* 쌀-


아무리 유기농, 고급 브랜드 쌀이라 해도 우리 밥상에서 쌀은 가성비 으뜸이다.

쌀에 물만 부으면 하루 세 끼, 일 년 내내 먹어도 질리지 않는 우리의 친구 ''을 만들 수 있다.

밥에 시간과 불만 더하면 저장할 수 있는 고소한 (마른) 누룽지가 되고,

물을 부어 끓이면 구수한 (끓인) 누룽지가 된다.


쌀로는 죽을 끓이고 잡곡밥을 짓는다.

떡도 만들고, 그래서 떡볶이도 만든다.

미음도, 쌀국수도, 쌀과자로도 변신하는 쌀.

고기 한 번 구울 비용이면 달치 쌀을 산다.



* 계란-


동물복지 유기농 계란도 한 알에 5~6백 원 선이다.

일반 계란은 말할 것도 없이 싸다.

단백질 풍부해, 삶고, 찌고, 굽고, 지지고, 전 부치고.

단독으로, 또 거의 모든 식재료들과 조화롭다.

샐러드, 샌드위치, 햄버거, 볶음밥, 김밥, 빵, 케이크, 과자의 구성원이며

자장면, 비빔국수, 냉면의 동반자.

세계인의 단백질 보충제, 자취생의 영양사다.



* 닭-


계란에 이어 눈물 없이 먹을 수 없는  자손:; 

인류가 멸망한다면, 그건 닭들에게 원한을 사서 그럴 것이라는 공상을 한 적이 있었다.

사람들은 닭 종족을 위해 해마다 위령제를 지내고 동네마다 위령탑을 세워야 한다.

그간 먹어댄 을 떠올리면 지구는 닭 위령탑으로 뒤덮여야겠지.


유기농 닭고기도 다른 육류에 비해 저렴한데,

일반 닭고기는 정말 싸다.

지구 어디서나 먹는 닭은 조리 방법도 비슷하다.

튀기거나, 굽거나, 볶거나, 물에 푹푹 끓여서.

간장, 고추장을 넣는지,

토마토와 소금으로 간을 맞추는지 정도의 지역적 차이다.



* 미역-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먹는 식재료인데,

저렴한 값으로 다양하게 요리한다.


땅과 바다의 재료들과 어울려 미역국을 끓이고.

된장, 고추장찌개에 넣고.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고.

양파, 오이 채쳐서 초무침을 만들고.

토마토, 오이랑 간장 기반 드레싱에 버무려 샐러드로 먹는다.

라면 끓일 때도 넣고,  가락국수에도 들어있지.

이천 원짜리 한 봉지 사면 몇 달 먹습니다.



* 배추-


우리나라에서는 채소가 비싼데 그렇다고 농부들이나 가게가 돈을 잘 버는 것도 아니다.

태생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농사에 비용이 들어간다.


배추는 크기에 비해 가격이 낮은 편이고,

여러 가지 음식이 가능하다.

김치를 담고, 겉절이를 무치고, 배추전을 지진다.

샤부샤부에도, 매운탕에도, 국으로도 시원한 맛을 내준다.

쌈도 싸 먹지, 볶아도 먹지.

한 통 있으면 요모조모 다양한 쓰임이 있어요.

배추와 친한 '무'도 마찬가지.

고마운 밥상의 동반자들입니다.



*  -


가격도 싸고 단독으로도 먹지만 거의 모든 식재료와 어우러져 맛을 낸다.

장조림에 양파를 듬뿍 넣으면 설탕을 따로 넣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단맛이 우러난다.

초절임, 간장 넣어 장아찌, 잡채, 김치 속.

각종 볶음과, 샐러드, 죽, 볶음밥의 필수 재료.

동서양 지구 위 어디서나 잘 먹는다.



덧붙여서 감자,

감자로 정말 다양하게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다.

동서양 모든 요리,

주식과 부식.

거의 모든 조리 방법을 구사할 수 있다.

따라서 문화권에 따른 미각 차이도 극복할 수 있다.

격하게 땡큐, 감자!

단, 우리나라에서는 계절에 따라 가격 편차가 크다.


애호박도!

싸지는 않다.

그런데 하나 사면 참 요긴하게 쓰인다.

나는 혼자 먹는 밥이라 음식을 적게 하는데.

애호박 하나면,

채쳐서 시래깃국에 넣고, 반달 모양으로 썰어서 고추장찌개에 넣고,

또 채쳐서 양파, 당근, 당면, 소고기 같은 재료랑 같이 볶아 먹고.

잘게 다져서 죽 끓일 때 넣고.

그러고도 남아 납작하게 썰어 호박전까지 지진다.

국물 음식에 넣으면 국물 맛이 확 산다.

한식의 보물이다.



당면도 가성비 좋은 식재료이다.

그러니 저렴한 만두와 순대 속재료로 그렇게 많이 들어가겠지.

마른 식품이라 장기간 보관이 가능해 한 봉지 사면 여러 재료를 넣어 잡채를 하고.

김 가루 뿌리고 참기름 떨어뜨려 볶아도 먹고.

찌개, 볶음 요리에 넣으면 맛도 좋고 영양도 조화롭다.




오, 재미있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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