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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Jan 27. 2022

새해에 다시 떠올리는 말들

끄적끄적

젊었을 때는 정말이지 기고만장해서,

시중에서 흔히 통용되는 가치를 깔보았다.

모든 기존의 것들을 하나하나 다시 점검하고 확인해서

나의 주체적인 세계관을 다지겠다고 마음먹었었다.


나이가 들면서 격언이라고 일컫는,

오랫동안 세상에서 회자되는 말들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

진부하고 현실에 맞지 않는 혹은 사람들의 저열한 욕망의 속셈을 드러내는 말들이 많지만.

흔히 들었던 말 중에서 새삼스럽게 동서고금, 인간사의 본질을 콕 집어낸다, 고 감탄할 때가 있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아무리 세상 권력 다 휘두르고 온갖 영화는 다 누리는 듯 보여도 때가 지나면 태풍에 휩쓸리는 낙엽처럼,

볼 품 없이 땅바닥에 뒹굴게 되더라.

절정에 오르기까지, 그 절정에서, 비열하고 야비했다면 추락은 참으로 처참하다.

지은 죄는 어디로 사라지지 않아서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괴롭히거든.

그날이 올까, 두려워하며 도사, 법사, 무당 끌어모아 난리를 친다만.

그런 공포와 불안에 기대어 사이비들이 돈을 벌어들일 뿐이지.


동시에 부자는 망해도 삼 년은 간다,

는 말도 맞더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단지 돈의 문제만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어떤 부패한 권력이라도 일시에 무너져서 깨끗이 사라지지 않는다.

밀려나지 않겠다고 온갖 야비한 수단을 다 쓸뿐더러.

그 과정을 지나 이제는 죽었나 싶다가도.

틈이 있으면 다시 일어나고 기어오른다.

끊임없는 의지와 노력, 더해서 시간이 걸린다.

사람들 마음 안에 있는 옳지 못한 욕망, 불안과 증오심과 열등감은 악마의 좋은 먹잇감이 된다.



대기만성, 진인사대천명!

이 말들은 정말 진리더라.

그냥 사람들을 위로하려는 입발림이 아니더라.

자기 인생은 하루하루가 소중해서 힘들거나 불우한 어느 한순간도 용납하지 않지만.

남의 인생이라면,

힘들고 어렵더라도 옳고 바른 길을 찾아가는 모습을 아름답다고 한다.

마침내 일정한 결실까지 얻을 때 박수를 치면서 감동받지.


런데 내 인생에서는 당장 성공하지 못하고 얻지 못하는 것에 화를 내고 만다.

이럴 수는 없어,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해?

분통을 터트리지.

도대체 언제냐고 칭얼거리는 아이처럼,

우리는 시간을 기다리지 못한다.

나의 인생을 남의 인생 보듯 한걸음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다면,

현실의 어려움을 좀 더 여유 있게 견딜 수 있지 않을까?

확실히 남의 인생을 볼 때 힘들더라도 바른 길을 찾아 꿋꿋하게 걸어가는 사람에게서 감동을 받는다.


고흐도, 카프카도 살아서는 세상의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끊이지 않는 현실적인 괴로움과 자신이 하고 있는 예술을 고민하면서,

그래도 자신이 구하는 것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지.

그 과정에서 혼자 느끼는 자잘한 기쁨과 확신은 있었으리라.

그분들처럼 인류사에 위대한 결과는 내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세상에 나오고,

힘들여 살아가는 의미를 찾아내고.

그것에 자신의 재능과 열정과 에너지를 몽땅 쏟아붓는 과정이 의미 있지 않는가.


잔머리 굴려 쉬운 길을 찾아 헤맨 들,

인생은 어차피 힘들다.

안분지족.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고 여기 이 자리에서 한 발 더 나아가는 거다.

살아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가능성이 있다.



설날이 옵니다.

양력 12월이면 한 해가 갔구나, 싶은데.

이상하게 새해는 설날이 지나야 시작되는 기분이지요.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떳떳하게 기개 있는 나날을 보내시고요.

우리의 이 시간을 뚜벅뚜벅 잘 살아냅시다!


올해도 제 글 읽어주셔서 고맙고.

라이킷까지 눌러주셔서 또 감사합니다.

고맙고 고맙다면서 그 마음은 꿀떡 삼켜버릴 뿐이지만.

할 수만 있다면.

고마워하는 나의 마음이 여러분들에게 행운의 기운으로 날아가 확!

꽂히기를 바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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