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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Jul 21. 2020

중국 요리의 기억

음식에 관한 단상 32

우리 아버지는 중국 음식을 좋아하셨다.

아버지 자랄 때는  청요리였지.

동네에는 아버지가 전용하는 중국집이 있었다. 아버지 지인들이 오셨다가 아버지가 환자 보느라 바쁘시면,

그분들끼리 알아서 그 중국집에 가서는 요리시키고 고량주 마시고 신나게 놀고 계셨다.


당연히 계산은 뒤늦게 가신 아버지가 하심.

영업장에서 종일 자리를 지켜야 하는 자영업자들에게는

시간만 많은 백수 동창들이 모인다.

자영업자가 겪는 애로사항 중 하나다.


우리는 유명한 중국음식점 주방장 출신인 주인아저씨가 우리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 주시는 후식에 열광했다.

과일, 고구마, 전분 반죽 같은 여러 재료를 튀겨 달콤 새콤한 양념에 볶은 부드럽고 뜨거운 후식들.

이제는 어딜 가야 먹을 수 있을까?



집에서도 중국풍 요리를 종종 먹었다.

어머니가 재창조한 중국음식들이었다.

요새 유행하는 멘보샤는 우리 어릴 적에 많이 먹었던 음식이다.

어머니는 중국집 멘보샤처럼 새우를 넣기도 했지만.

꽁치를 넣어 튀긴 멘보샤를 내기도 하셨다.

꽁치의 비릿한 맛도 잘 어울린다.


또 고추잡채는 매운 고추와 덜 매운 고추를 섞어 넣어 칼칼한 맛을 내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난자완즈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갈아 빚은 완자를 미리 잔뜩 만들어두었다가.

그때그때 아이들 요구에 따라 난자완즈, 햄버거, 함박 스택,  전 같은 다양한 음식으로 응용하셨다.



우리 집에서는 거의 매주 일요일 오후에 교외로 나들이를 갔다가 저녁을 먹고 돌아오곤 했는데.

모든 음식을 섭렵했지만 중국 요릿집을 제일 많이 갔다.

그래서인지금 형제들이 모여서 외식할 일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중국음식점으로 발길이 향하더라.

거참 입맛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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