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픈 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끄적끄적
부모와 형제, 친척, 친구와 지인들.
나는 그럭저럭 버티더라도 주변에서 환자가 생긴다.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에서는 모든 경조사에 현금으로 부조를 하는 풍습이 생겨서,
누가 많이 아프다면 봉투를 준비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서로 어색하다.
나처럼 환자를 돌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환자와 보호자에게 도움을 주고 싶지만,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일 것이다.
아무리 자식이어도 같이 살지 않으면 부모의 속사정을 알기가 쉽지 않다.
부모가 아프시다면, 그리고 부모와 사이가 나쁘지 않다면.
먼저 병원에 모시고 가보라 권하고 싶다.
병원에 가고,
의료진의 설명을 듣고,
환자의 상태와 치료 방법을 정확히 알아두어야 한다.
아픈 노인이 혼자 병원에 다니면서 겪는 불편함을 실감할 필요도 있다.
그렇게 부모님의 병을 알고, 부모님이 겪는 고충을 이해하는 것이 첫 단계이다.
그리고 부모님이 복용하는, 사용하는 약품과 의료용품의 설명서를 꼼꼼히 읽어 그 용도를 이해하고.
그 내용과 사용 방법을 환자에게 다시 확인한다.
일방적으로 설명을 듣기만 할 때는 알아듣는 것 같지만, 잊어버리기 쉽다.
그리고 복용하는 약을 각 날짜 별로, 시간 대 별로 구별하고 표시해서,
한 번 복용할 분량으로 나눌 것을 권하고 싶다.
약을 먹었는지 아닌지 기억이 안 날 때가 있다.
매일, 공복- 아침- 점심- 저녁, 구분해두면 약 복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병원에 누워계시는 부모를 정기적으로 찾는 자식이라도 침대 옆에 멍하니 앉아 있거나.
쓸데없는 이야기로 다른 환자들까지 마음 심란하게 휘젓다가 떠나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단다.
가급적 입은 다물고 귀를 열며 몸을 움직이도록 하자.
환자는 늘 몸이 아프고 괴롭다.
정성껏 안마나 차박차박 두드리기로 마사지를 하자.
간병인들도 마사지는 해주지 않기 때문에 가족이 볼 때마다 해주면 좋을 것이다.
소지품을 사용하기도 편리하고 보기에도 깔끔하게 정리해두는 것도 좋다.
잔소리를 하거나 짜증은 내지 말자.
자기 속이 시끄러울 때는 누워있는 환자까지 자신을 괴롭힌다는 원망으로.
표독한 낯을 하고 와서는 환자에게 쏟아내는 철 안 든 자식들이 있다 한다.
몸져누운 환자에게도 존중받아야 할 인간의 존엄성이 있다.
제발 힘없는 사람을 분노의 쓰레기통으로 쓰지는 말자.
병이 깊은 환자들은 심리적으로 매우 위축되어 있다.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괴로움.
자식들에게 짐이 된다는 슬픔.
혹시 치료 그 자체만으로 다른 이들에게 살려는 욕심으로 보이지 않을까, 걱정한다.
그러므로 당신이 살아있어야 하는 이유를,
당신이 살아 있어 우리가 기쁜 이유를 말로 확실하게 전해야 한다.
엄마, 아빠 만나러 오는 날이면 아침부터 마음이 설레어.
이렇게 손 잡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오래오래 우리 곁에 있어 주세요...
부모에게 의지해 살았다.
이제는 필요가 아닌 당신의 존재 자체를 사랑할 때.
사람을 쓰임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로 사랑하는 방법을 연습할 기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