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수들을 떠올리다 보니 그들의 노래를 듣고 싶어 졌다.
내가 십 대일 때, 방에 있던 턴테이블에서 LP 판을 바꾸면서 밤늦게까지 음악을 듣곤 했었다.
고3이 되어서야 갑자기 대학 입시의 압박을 느낀 나는 뒤늦게 공부를 시작했는데.
종종 이제 와서 한다고 될까, 하는 회의와 불안감이 나를 흔들고는 했었다.
그때 그룹 Queen의 음악이 라디오에서 자주 흘러나왔다.
대학에 붙으면 "We are the champions"을 신청해야지, 마음먹었었는데.
막상 합격하고 나니까 그런 생각이 유치해 보이고.
열심히 공부하고도 입시에 안 된 친구들 생각에 신청하지 않았다.
대학교에 들어가서 일학년 때에는 합창단 활동을 했다.
여학생 수가 워낙 적으니까 여학생은 손만 들면 대환영.
남학생들에게는 여학생들이 제일 많은 동아리라고 선전했다.
합창단이 좋았던 게 다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다는 점.
노래만 부르면서도 밤을 지새울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또 노래를 무지무지 잘하는 선배들이 몇 있었다.
그래서 행복했었다.
문과대 계열로 들어가서 2학년에 사학과로 진급했다.
사학과는 음, 걸핏하면 모였다.
핑계도 없이 오늘 모이래, 하면 끝.
또 학기마다 답사도 가지.
게다가 운동권이 많아 때마다 잡혀가는 사람이 있어 속상하니 모여야지.
진탕 술 마시고 돌아가면서 노래하는 분위기였는데,
고맙게도 내게 술을 강권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술 못 마시는 나는,
점점 취해가는 모습들을 말똥말똥 쳐다보다가.
적당한 시점에 내 몫의 노래를 부르고는 일찍 자리를 떴다.
노래할 때마다 똑같은 노래를 불렀는데,
기억들 하실라나?
아, 사학과에도 가슴 떨리게 노래를 참 잘 부르는 몇이 있었다.
그때 내 단골 노래는 정미조의 "휘파람을 부세요",
앙코르 받아서 조동진의 "작은 배"를 불렀다.
다른 노래도 불렀을 텐데 이 두 곡만 기억남.
삼십 대 때는 "곡예사의 첫사랑"을 즐겨 불렀던 기억이 나고.
가장 최근 곡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로 마음이 뒤숭숭할 때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알게 된,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아, 노래방 가본 지 10년이 넘었구나.
이 노래는 노무현 음악회에서 장필순 씨가 불렀는데,
호소력 있는 허스키한 저음이 너무나 잘 어울렸다.
그 뒤로 더는 부르기가 켕기더군요.
물론 아무도 듣지 않는, 혼자 부르는 노래입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