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와 배우, 1 가수

끄적끄적

by 기차는 달려가고

IT 기술이 날로 발전하면서 유용한 점 중에는 옛날 노래 듣기가 있다.

나는 종종 예전 노래들을 찾아본다.

싄나, 싄나~~~


원로가수 현인 선생님의 노래 '꿈속의 사랑'을 좋아한다.

미성으로 깔끔하게 부르시는 현인 선생님의 노래도 좋고,

채은옥이 감성을 듬뿍 담아 떨리는 목소리로 부르는 호소력 있는 노래도 좋다.

배우 탕웨이가 낮은음으로 담담하게 부르는 '꿈속의 사랑'도 참 좋았다.

노래는 역시 분위기.



나와 함께 나이 들어가는 가수들을 볼 때 가수란 직업이라기보다는 '직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늘에서 주신 재능과 감수성으로 가수가 되어,

일단 무대에 서서 청중들과 공감을 함께 하며 노래를 부르게 되면.

무대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환호가 사라지고, 목소리가 예전 같지 않아도,

무대를 기다리고 청중들과의 교감을 그리워하며 혼자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노래 말고는 다른 일은 할 수가 없다.

왜?

노래는 자신을 존재할 수 있게 하는 운명으로 주어진 직분이기에.


'함중아와 양키스'가 몇 년 전 무대에 선 동영상을 본다.

세파에 시달린 세월을 그대로 드러내는 노년의 밴드.

(ㅋ 젊을 적에도 뭐 귀공자 타입은 아니셨..)

청중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울먹이며 환호성을 올리고.

밴드들은 세월의 슬픔을 담은 채 공감의 흥겨움과 다시 무대에 선 감격으로 신이 나서,

혼신을 다해 노래를 연주한다.

가수는 관객을 앞에 두고 무대에서 노래를 할 때 가장 빛난다.

천상 노래쟁이들이다.


젊을 적의 혜은이는 참 예뻤다.

연초록 봄날 이파리 같은 상큼한 아가씨는 목소리도 곱고 노래도 참 잘 불렀다.

나는 '최신 유행가요', 그런 이름을 가진 노래 책자를 사 와서는 악보를 보면서 하루 종일 노래를 불렀다.

혜은이 노래를 좋아했지.

지금 보이는 혜은이는 예전과 다른 모습이다.

가끔 들리는 얘기로는 어려움을 많이 겪었던 것 같은데.

힘들어도 자신을 내팽개치지 않고 다 짊어지고 묵묵히 견디었구나, 싶다.

여전히 순해 보이고, 착한 얼굴이 있어서 지금의 혜은이도 좋다.

응원합니다.



가수들은 노래 몇 곡이 크게 히트했다, 해서 평생 먹고살 것을 확보하지는 못할 것이다.

큰돈을 벌었다 한들 지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고.


무대에서 내려와도 생계는 꾸려가야 하지.

갑자기 일반 사람이 되어 생활인으로 적응하기가 쉬울까.

노래를 직분으로 받아 태어난 사람들이 치러야 하는 재능의 대가는 혹독하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시간이 날아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