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추워지고 미세먼지가 심해지고,
코로나 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갈 곳이 점점 줄어들어 외출이 어렵다.
한자리에 콕 박혀서 줄줄 먹기만 하니,
속은 더부룩하고 배는 불룩하다.
나가자.
나가서 좀 걷다 와야지.
인적이 뜸한 곳을 찾아간다.
오후의 주택가는 한산하다.
차들이 씽씽 달리는 대로에도 보도를 걷는 사람은 뜸하다.
건물과 건물 사이,
도로와 도로.
참 멋대가리 없는 겨울날의 삭막한 대도시라도,
한참 걷다 보면 답답했던 마음이 풀린다.
불 것이 없는 대도시지만 걷는 행위는 마음을 가볍게 해 준다.
강아지를 데리고 나와 걷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있다.
강아지들도 좁은 집에서 밖으로 나와 깡충깡충 뛸 수 있으니 기쁜 표정이다.
나는 지나는 강아지들에게 한껏 웃어주면서.
아유 예뻐라, 나와서 좋아?
실실, 눈을 맞추고 말을 붙인다.
나는 매우 뻣뻣한 사람이라 마음에 없는 듣기 좋은 말은 못 하는데.
아이들과 동물들 앞에서는 바보가 된다.
내가 아이들이나 동물을 좋아하니 그렇겠지만.
아가들이 좋은 말, 따듯한 웃음을 한 번이라도 더 받아서 선한 성품으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가끔 손에 강아지 목줄을 쥐고 가는데,
자신이 감정과 욕망을 가진 생명체와 함께라는 사실을 모르는 듯한 사람이 있다.
강아지도 흥미가 끌리는 것이 있고.
몸 상태라는 게 있는데.
마치 플라스틱으로 만든 자동차를 막무가내 끌고 가는 아기처럼,
동반자의 상태나 욕구에는 전혀 관심 없이.
주의를 기울이거나 상태를 헤아리지도 않고
자신이 가고자 하는 곳으로,
자신의 속도대로만 무조건 끌고 가는 사람이 가끔 보인다.
뒤에서 걸어가는 내 눈에는 강아지도 흥미가 끌리는 것이 있다는 게 눈에 보이고.
더 달리고 싶거나 혹은 힘들어서 헉헉거리는 게 빤히 느껴지는데.
줄을 잡은 사람은 강아지 상태에는 아무런 배려 없이.
자기 기분에만 취해있는 먹통 같다.
거짓말도 안 하고 속마음을 숨기지도 않아서.
원하는 것, 싫은 것을 파악하기 쉬운 동물과도 저리 공감하지 못하는데.
저 사람이 속이 확연히 드러나지 않는 인간을 이해하기란 얼마나 힘들까, 싶었다.
나라는 견고한 테두리에서 벗어나 타인을 알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자기 자신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아, 누구를 제대로 사랑한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지.
안타깝기도 하고 화도 나는 불유쾌한 산책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