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소고기는 비싸서인지 머리부터 꼬리까지 참 알뜰하게 맛있는 음식을 해 먹는다.
그런데 소 혀는 따로는 먹지 않는 것 같다.
소 혀 수육이 참 담백하고 맛있는데 요새는 일반인이 소 혀 구하기가 쉽지 않더라.
돼지고기는 삼겹살과 목살에 소비가 집중된다.
물론 고기 맛이 좋아서겠지만.
솜씨 없이 굽기만 해도 맛있게 먹을 수 있어 더 그런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돼지고기의 다른 부위는 저렴하다.
저렴한 부위를 수비드 조리법이나 숙성, 연육 같은 방법으로 맛을 끌어올려 조리해 먹기도 한다.
손이 더 가고 정성을 들인다면 돼지고기의 다른 부위도 얼마든지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사태로는 부드러운 장조림을 만들고.
기름기가 적은 부위는 다져서 양배추 롤을 만든다.
소고기와 채소를 넣어서 완자를 만들면 햄버거 패티로. 거기에 두부도 넣으면 동그랑땡, 깻잎 전, 버섯전, 만두 등등 응용이 무한대.
가격이 싼 뒷다리살로는 얇게 썰어 고추장이나 간장 양념으로 매콤 달콤 짭짤하게 불고기를 하는데.
도톰하게 채로 썰어서 고추잡채를 해도 좋고,
양념을 맛있게 해서 채소와 함께 볶아도 맛있다.
일본에서는 생강 채와 볶기도 하던데, 난 맛있게 먹고는 속이
많이 쓰렸다.
위 상태를 고려할 것.
내가 아주 어릴 때는 집에서 돼지기름으로 빈대떡을 지졌다.
꼬맹이이던 나는 부엌으로 연결된 방 문턱에 걸터앉아서 돼지 껍질에 붙은 기름은 무쇠 판에서 지글지글 녹아버리고,
껍질만 남아 노르스름, 바싹하게 구워지기를 기다렸다.
얼마나 고소하고 맛있게요?
북어는 인기 식품이다.
초상집에 가면 북엇국을 선택할 수 있고,
북어찜, 북어 보푸라기는 다들 좋아한다.
물론 나도 좋아하는 반찬들인데,
함경도 출신 우리 어머니는 황태를 머리 부위까지 통째로 찜 또는 조림을 하셨다.
가끔 육수용으로 파는 북어 대가리(ㅋ)만 따로 볶기도 하셨다.
쫄깃하고 진한 북어 머리 볶음에 맛 들이면 북어 살 부위는 왠지 심심하게 느껴진다.
간이 밴 뼈까지 쪽쪽 빨아먹는다.
우리 집에서 북어찜을 하면 치열한 경쟁으로 머리 부위가 먼저 사라지고.
그다음에 살 부위를 먹었다.
조림할 때 바닥에 깐 다시마가 살 부위보다 먼저 사라지기도 했지.
예전에는 황태 머리 부위만 모아서 육수용으로 싸게 팔았었는데,
황태와 북어 값이 치솟으면서 값이 올랐다.
황태 머리 부위를 물에 불린 뒤 깨끗하게 손질해서
찜할 때 쓰는 양념장으로 볶아보세요.
손질하느라 손이 많이 가고 양념 맛이 배도록 시간을 들여 진득하게 조리해야 하는데.
요건 북쪽 출신만 아는, 정녕 밥 도독.